정부, 겨울철 고물가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조치 나서

정부가 올해 첫 경제 진단을 낙관적으로 내놨다. 지난 11월 이후 3개월 연속 긍정적 전망이다. 대외적인 정세불안에도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폭도 둔화되고 있는 데 따른 전망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룸에서 2024년 1월 최근 경제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룸에서 2024년 1월 최근 경제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 진단의 근거는 ‘수출 호조’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선박·반도체·자동차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5.1% 증가한 576억6000만달러이다. 석달 연속 증가세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2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중국으로의 수출이 20개월 만에 반등하는 등 수출 개선세는 뚜렷한 모습이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경기 회복조짐은 통상 수출에서 첫 반응이 나타난 뒤 투자, 일자리, 임금, 내수로 온기가 이어지는 데 수출 흐름이 비교적 괜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중 수출 품목의 30% 정도가 반도체로, 기본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대중 수출은 플러스로 전환된다”며 “중국의 추가적 경기 회복에 따라 석유화학, 기계, 철강으로 확산하는 지 여부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만5000명 증가했다. 인구변화를 반영한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경제 부문별 회복속도는 차이가 있다. 대면 소비 등이 반영된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0.1% 감소했다.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반등했지만 1년전보다 0.3%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설비투자는 2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4.2% 감소한 수치다. 지난 11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각각 1.5%, 5.7% 줄었다. 전월 대비 2.6%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건설투자는 2분기보다 2.1%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체 시공실적을 보여주는 11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4.1% 감소했다. 건설수주도 감소했다.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 감소는 향후 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 2분기 이후 대체적으로 회복되는 흐름이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IT 업황 개선 기대와 글로벌 회복세 약화 우려가 교체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지속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확고한 물가안정 기반 하에 취약부문 회복세 확산 등 민생경제 회복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위험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겨울철 고물가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조치 나서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겨울철 농·축·수산물 가격을 점검하고 가격안정조치에 나섰다.

기재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2%로 11월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석유류·가공식품·내구재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폭은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제8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축산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나, 농산물의 경우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폭설·한파 영향으로 상추·오이 등 일부 채소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정부는 대파와 계란, 밀가루 등 지원에 나섰다.

기상여건 악화로 가격이 높은 대파에 대해 납품단가를 1월 초부터 500원에서 1천원으로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관세인하를 통해 1월 중순부터는 3천톤을 신속히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고병원성 AI 확산에 대비해 수입했던 신선란 112만개는 지난 11일부터 대형마트 등을 통해 30구당 4990원의 할인가로 공급하고 있다.

또 2월부터 밀가루 가격 안정을 위해 제분업체들의 밀수입 비용을 지원(융자금 4500억원)한다.

아울러 정부는 식품·외식업체 등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외식업체에 대한 운영·시설 자금 등을 지원하는 외식업체육성자금 예산을 전년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2배 확대했고 다음달 1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수산업계도 지원한다. 정부는 가구당 최대 44만원까지 양식어가의 전기요금 인상분을 지원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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