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1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1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모(67)씨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과 총선에서 다수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은 10일 오후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디지털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 진술분석 등 종합하면 피의자의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민주당 당대표인 피해자에 대한 재판이 연기되는 등 피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고 더 나아가 피해자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고, 곧 있을 총선서 피해자가 특정세력에게 공천을 주어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4월경 인터넷을 통해 등산용 칼을 구입해 범행에 용의하도록 개조했고 피의자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직접 플래카드와 머리띠를 제작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

또 김씨는 작년 6월부터 5차례 걸쳐 이 대표의 공식일정을 따라다니며 때로는 사전답사까지 하며 범행의 기회를 엿보던 중에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지지자인척 다가가 범행했다.

아울러 김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날 천안아산역 KTX 지하주차장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하고 차량 안에 휴대폰, 지갑을 두고 사무용 핸드폰을 들고 기차로 이동했다. 김씨는 봉하마을→ 평산마을→ 양산시 통도사 터미널→ 울산역→ 부산역→ 가덕도 주민센터로 KTX·마을버스·시외버스 등을 타고 이동해 1일 오후 7시 40분경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범이나 배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범행을 사전에 들어 알고 있었고 범행 이후 메모를 가족과 언론매체 등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고 실제 일부 행동에 옮겼던 조력자 70대 남성 1명을 방조범으로 검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70대 남성 A씨를 살인미수 방조범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A씨를 충남에서 긴급체포해 조사했지만 “가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고령인 점과 관련자 진술 등으로 입증이 충분한 점,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A씨를 석방한 바 있다.

다만, 김씨는 혼자 범행을 계획하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력자 A씨 외에는 범행을 함께 공모한 공동정범이나 교사한 배후세력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김씨의 ‘남기는 글’(변명문)에 대해 경찰은 “쉽지 않은 문장 전개로 이해하기 어렵고 전체적인 내용은 범행 동기 이유와 일맥상통한다”며 “요약하면 ‘사법부 내 종북 세력으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재판이 지연되어 피해자를 단죄하지 못하고 곧 있을 총선에 공천권을 행사하면 좌경화된 세력들에게 국회가 넘어가고, 나아가 피해자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가 좌파세력들에게 넘어가게 되니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범행하였으며 이러한 자신의 의지를 알려 자유인들의 구국열망과 행동에 마중물이 되고자 실행한다’는 취지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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