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온 편지’ 언론시사회…고향에 되돌아간 엄마
김민주 감독 “순환의 이야기이자 성장의 이야기”

김민주 감독(왼쪽부터), 배우 한선화, 송지현, 한채아. 사진=연합뉴스
김민주 감독(왼쪽부터), 배우 한선화, 송지현, 한채아. 사진=연합뉴스

“부산 사투리를 썼기에 혜영의 ‘찐’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같은 말이라도 뉘앙스가 주는 전달력이 있는데요. 그런 표현을 편하게 잘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되려던 꿈을 포기한 채 다시 고향에 돌아온 둘째 딸 혜영 역의 배우 한선화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교토에서 온 편지’ 언론시사회에서 영화의 배경인 부산이 본인 고향이기도 해 더 진심을 담아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평생 영도를 떠나지 못하는 장녀 혜진 역의 배우 한채아도 고향이 부산이다. 그는 “내가 태어나고 부모님 역시 고향인 곳이라 그 편안한 정서에 젖어 촬영 내내 기분이 좋았다”며 “사투리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새롭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부산 영도 세 자매가 우연히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애틋한 가족극이다.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보낸 오래된 일본어 편지가 이 이야기의 시발점.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이매진인디아국제영화제·런던한국영화제·바르셀로나한국영화제·오사카한국영화제 등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영감을 얻어 각본을 쓴 김민주 감독은 사모곡으로만 이 영화를 이해하는 건 좁은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향을 떠났거나, 떠나고 싶거나, 새로 정착한 사람들이 마지막엔 각자의 위치가 바뀐다. 정착지의 순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엄마로써 가족 개개가 성장을 맞는 영화라 그런 성장을 목도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딸들이 엄마의 기억을 다시 채우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과거를 아는 것은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가족은 과거의 존재이면서 또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죠.”

엄마 화자 역은 ‘밀양’을 시작으로 현재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 중인 베테랑 배우 차미경이 맡았다. 그는 역할의 양면적인 모습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주안점을 설명했다. 

“엄마를 못 잊는 어린아이면서 딸 셋의 엄마이기도 한 그 둘을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마지막 대사인 ‘오까상お母さん’은 아직 아이처럼 엄마를 그리워하는 감정으로 연기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제작·연출·각본·주연이 모두 여성인 F등급 영화다. 촬영·조명·미술·분장·의상·동시녹음 등도 여성이 담당했다. F등급은 영국 배스영화제에서 처음 시도됐다. ▲여성감독이 연출했거나 ▲여성작가가 시나리오를 썼거나 ▲여성이 주요배역으로 등장하거나 등이 조건으로, 이 모두를 만족할 경우 최고등급인 트리플 F등급이 부여된다. 

영화는 내달 6일 개봉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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