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수출 회복이 원인...소비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

기획재정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한국 경제에 대해 ‘흐림’에서 ‘서서히 갬’으로 공식 평가했다.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이야기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11월호’에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이 빠지고 ‘회복’을 언급한 것은 1년 5개월 만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호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라는 표현을 썼다. 또 지난 6월호와 8월호에서는 ‘경기 둔화’를 이어 사용했고, 7월호에서는 ‘하방 위험 완화’라고 표현했다.

기획재정부는 ‘그린북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 속에 공급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방한 관광객 증가 기대감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러-우크라 전쟁·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불안요소를 전했다.

◆반도체 중심 수출 개선...9월 경상수지 54억2000만 달러 흑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3조7천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천3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3조7천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천3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경기 인식 전환은 반도체 등 수출 회복 덕분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550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감소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진행된 브리핑에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확신은 아니고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당초 정부 예상보다 개선되면서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점을 회복조짐을 판단한 핵심 지표로 짚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자동차와 선박 ·석유제품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5.1%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올해 들어 최대치인 26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6% 늘었다.

품복별로는 주요 수출품목 중 선박(101%), 자동차(20%), 석유제품(18%) 등 6개 품목에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17%), 아세안(14%), 일본(10%) 등 6개 지역에서 증가했다.

이에 따른, 9월 경상수지는 54억2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상품수지는 무역수지 흑자에 힘입어 6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고,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 완화에도 일시적 요인으로 적자폭이 확대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8.1로 전월보다 1.6p 하락했다. 기업심리실적(BSI)은 70으로 전월대비 3p 줄었고, 11월 BSI 전망은 69으로 4p 하락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 둔화가 더디게 일어나면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정부는 예상보다 둔화 속도가 더 완만해졌다고 보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4만6000명 증가했고,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전년 대비 0.6%p 상승했다.

기재부는 “물가 등 민생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내수·투자·수출 활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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