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제자리를 찾은 가운데 이제 마지막 퍼즐인 반도체 부문만 맞춰지면 과거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올해 3분기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한 규모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조원,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영업이익은 258% 급증했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선스로 각각 67조7035억원, 2조2085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2000억원 가까이 상회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원 중반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15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 결과로 풀이된다.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5·플립5’는 MX사업부 실적을 끌어올렸다. 전 세계 50여개국에 출시된 이번 신작은 여러 국가에서 역대급 판매량을 달성하며 기염을 토했고, 우리나라에서는 1주일 만에 102만대의 사전 판매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MX사업부의 증권가 추정 영업이익은 2조~3조원대다.

문제는 최대 매출처인 반도체(DS) 부문이다. 올해 3분기 DS 부문에서 3조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강도 감산이 연초부터 이어지면서 고정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고, 가격 방어에 주력하다보니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저점을 찍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D램의 계약가 반등,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등과 함께 4분기에는 DS 부문 적자가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에는 10조원 이상의 흑자도 기대할만 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디램(DRAM) 분야는 올해 4분기부터, 낸드(NAND)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 실적은 올해까지 14조원의 영업적자를 내겠지만, 내년에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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