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사진=연합뉴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유가 상승과 서비스 물가 하방 경직성이 반영돼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는 8월 미국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3.6%) 대비 0.1%p 높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이었다고 분석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근원물가는 4.3% 각각 올라 예상치(3.6%, 4.3%와 대체로 유사했다”며 “유가 상승 여파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다. 가솔린 가격 급등(10.6%↑)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5.6%↑)의 기여도가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식품 가격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근원물가 상승은 주거비와 교통서비스물가 상승이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제민 연구원은 “임대료 상승세 강화(전월 대비 0.5%↑)와 항공 운임 및 자동차 보험료 상승 등의 여파로 전월 대비 상승 모멘텀이 확대됐다”면서도 “다행히 주거비는 렌트 상승세 확대에도 불구하고 숙박비 하락세가 이어지며 전월 대비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다. 향후 경기와 노동시장 냉각에 따라 서비스 부문 수요 압력도 점차 완화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근원물가 중심의 디스인플레이션(저물가 장기간 지속 상태)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식료품, 연료 등 필수소비재 인플레이션을 포괄하는 물가지수다. 근원(core) 인플레이션은 변동성이 큰 식료품, 에너지 등을 제외한 물가지수다.

한편, CPI 발표 이후 전문가들은 이달 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CPI를 통해 6~7월 대비 더 많은 진전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연준은 이달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당분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CPI가 이달 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8월 근원 물가는 둔화세를 이어갔으며, 8월 고용지표는 고용 시장이 점차 냉각되는 조짐을 보여줬다. 아울러, 최근 연준은 금리 추가 인상보다는 고금리 유지 기간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경직된 물가로 인해 고금리 지속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OMC가 금리를 동결해도 물가와 금리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 ▲더딘 서비스 물가 둔화 ▲상품물가 기저효과 약화 등은 물가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이번 FOMC에서 금리가 동결돼도 물가와 금리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