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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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건전성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등 때문이다.

금리 상승 압력과 연체율 상승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카드사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등 5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총 954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73억원) 대비 22.2% 줄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공개한 카드사 중 삼성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들이 두 자릿 수 감소폭을 보였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16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4127억원보다 23.2%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2457억원에서 1929억원으로 21.5% 줄었다. 삼성카드는 3159억원에서 2906억원으로 8.0% 떨어졌다.

하위권 카드사들의 실적 감소폭은 상당히 컸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1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343억원 대비 39.0% 감소했다. 하나카드 역시 같은 기간 38.8% 줄어든 72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것은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즉, 채권 금리가 오르게 되면 자금을 조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신전문채권(무보증, AA+) 2년물 금리는 연초 5.392%에서 3월 20일 3.783%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해 6월 30일 4.237%까지 올랐다. 작년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연초 2.219%에서 6월 30일 4.467% 꾸준히 상승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금리가 더 높다.

여기에 카드사별로 신용등급이 다르기 때문에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의 기업신용등급은 AA+고,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AA다.

이와 함께 시장금리 상승과 경기부진으로 인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은 것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이들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1조510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9090억원 대비 66.2% 늘었다.

관련해서 연체율은 KB국민카드과 우리카드의 2분기 연체율은 1.16%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3%p, 0.19%p 개선됐다. 반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43%, 1.48%로 같은 기간 각각 0.06%p 0.34%p 상승했다. 삼성카드의 2분기 연체율은 1.1%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하반기에도 카드사들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미국의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과 함께 연내 한 차례 더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은행의 네 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 2.0%p로 벌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미국 중소형 은행의 10곳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고, 하락세였던 금융권 가계대출은 4개월째 늘어나는 등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31일부터는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의 95.8%에 해당하는 300만4000곳에 우대 수수료율(0.5~1.5%)이 적용되는 점도 이미 본업에서 수익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작용하게 됐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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