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 25.4%↓…198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
韓銀, 7월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할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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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둔화하면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이다.

전기·가스·수도와 개인서비스 등 서비스 물가는 상승했지만,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한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하게 하락했다. 작년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2월 4.8%로 하락 흐름을 이어갔고, 지난 4월에는 3.7%로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이번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한한 것은 석유류였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4% 하락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7% 끌어내렸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경유가 32.5%, 휘발유 23.8%, 자동차용LPG 15.3%, 등유 13.7% 등이었다.

하지만 전기·가스·수도가 25.9%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9% 끌어올렸다. 지역난방비는 36.6% 올랐고, 도시가스 29.0%, 전기료는 28.8% 올랐다.

또한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같은 기간 5.0%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를 1.54% 높였다. 외식과 외식 외는 1년 전보다 각각 6.3%. 4.1% 오르며 전체 물가를 0.82%, 0.73% 견인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같은 기간 4.1% 올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하는 등 하향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오는 13일 예정된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이번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수출 경기가 부진한 점도 부담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무역수지는 11억3000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수출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점은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환율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 7월 동결 이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현재 3.50%에서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관련해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지난번 통화정책방향 결정 때는 연준이 한번 인상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었고, 두 번은 새로운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일어날지, 언제 일어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연속으로 올릴지, 그 사이에 어떤 패턴을 보일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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