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사진=양지훈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사진=양지훈 기자

지난달 증권주가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1분기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차액결제거래(CFD) 이슈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이슈 등으로 2분기는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반기에는 부동산 PF 관련 제도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증권사의 방어적인 측면이 더 강조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증권주 전반적인 상승이나 하락보다는 개별 종목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지난달 말 602.08로 마감해 월초(614.57) 대비 2.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0.19%) 대비 하락 폭이 더 컸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보면 13개 종목 가운데 10종목이 내렸다. 대신증권은 보합세였으며, 유진투자증권(16.18%)과 미래에셋증권(0.14%)만 상승했다. ▲다올투자증권(-5.87%) ▲한국금융지주(-5.84%) ▲키움증권(-5.45%) ▲유안타증권(-3.25%) ▲SK증권(-3.14%) 등은 3%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증권주가 주춤했던 원인은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익증권 등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 반영 ▲PF 관련 충당금 적립 ▲CFD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증권업 2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부동산 PF 관련 제도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주가 상승 종목을 선별하는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PF 관련 제도 변경은 대표적인 호재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PF 관련 순자본비율(NCR) 산정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증권사가 급작스러운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도록 유동성 규제 보완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반기 증권업계 유동성 리스크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부동산 PF는 여전히 증권사의 악재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부동산 PF 리스크가 남는다는 면에서 증권주의 상승세를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증권사 성장 동력이었던 부동산 금융 관련 IB 실적의 회복이 당분간 어렵다는 점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상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CFD 관련 리스크는 해소되겠지만, IB 실적의 회복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며, 부동산 PF 잠재 리스크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비우호적 업황을 반영해 증권사들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며, 높은 배당수익률이 주가 상승을 이끌 전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므로 방어적인 측면이 더 강조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와 높은 배당수익률이 주가를 지지할 전망이다. 전자는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후자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가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CFD 관련 불확실성이 2분기에 해소될 것이며, 거래대금 증가 수혜가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한국금융지주는 IB 실적의 순영업수익 기여도가 크므로 IB 실적 회복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증자를 통해 투자 여력 확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금융시장 재편에서 선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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