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사진=양지훈 기자
인천항. 사진=양지훈 기자

지난달 무역수지가 2022년 2월 이후 16개월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 등 문제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6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0% 줄어든 542억4000만달러(71조5425억원)를 기록했으며, 수입은 11.7% 감소한 531억1000만달러(70조52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최저 감소율을 기록했다”며 “자동차의 경우 부진한 수출 경기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연속 플러스 증가율을 보였으며, 차 부품 또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 기업의 해외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하면서 일반기계류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며, 선박류 수출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중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대미 수출이나 대유럽 수출이 증가해 이를 상쇄했으며, 유럽 대상 수출액은 역대 6월 수출액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반기 무역적자가 263억1000만달러(34조7029억원)에 이르는 데다, 수출 감소는 여전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월별 수출 증감률(전년 동월 대비)은 ▲1월 -16.4% ▲2월 -7.7% ▲3월 -13.8% ▲4월 -14.4% ▲5월 -15.2% ▲6월 -6.0% 등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수요 회복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가 7~8월 계절적 요인으로 다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이후로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연초 원화가 유독 약했던 배경에 무역적자가 있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원화의 절하 압력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무역적자의 개선은 수출 증가보다는 에너지 수입 감소에 영향이 지배적인데, 최근 에너지 가격 추이를 고려할 때 에너지 수입이 더 가파르게 감소하기는 어렵다. 결국 수요가 얼마나 반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의 침체 리스크 등 위험요인도 남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연구원은 “지난주 마이크론 실적발표에서 재고 부담이 낮아지면서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나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 등에도 수요 반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반도체 가격도 아직은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반등이 기대만큼 강하지 않은 가운데 연말에는 미국의 침체 리스크도 높아질 위험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국내 경기도 제조업 부문이 개선되지만, 서비스업은 점차 힘이 빠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은 합리적이지만, 하반기 정보통신(IT) 부문이 얼마나 치고 올라갈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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