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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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회복 기대감과 챗GPT(Chat GPT) 등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로 반도체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을 대거 포함하는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대비 30~50% 이상 올라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AI 서버 시장 성장에 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하면서도,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해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는 지난 8일 1만43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연초(1월 2일) 대비 56.22% 상승한 것이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는 메모리,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 파운드리 기업 등 반도체 세부 섹터 4개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표적인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 엔비디아, ASML홀딩, TSMC 등이다.

이외에도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레버리지 상품 제외)의 상승률은 연초 대비 20~40%대를 기록했다. 이달 8일 기준 연초 대비 상승률은 ▲KODEX 미국반도체MV 44.62%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 42.35%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41.52%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40.36% ▲TIGER 반도체 40.2% ▲KODEX 반도체 40.01%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 36.39% ▲TIGER Fn반도체TOP10 35.3% ▲KODEX Fn시스템반도체 34.27% ▲HANARO Fn K-반도체 28.67% 등이다.

반도체 ETF 순자산도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5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Fn반도체TOP10 ETF 순자산은 3259억원이다. 지난 3월 말 1000억원, 4월 말 2000억원 돌파에 이어 3000억원대를 뚫으며 꾸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ETF 호조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2주간 반도체 업황 주가는 14.4%나 상승했으며, AI 서버 성장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넥스틴, HPSP, 유진테크, 피에스케이, 원익QnC 등 반도체 업종 7개 종목은 지난 2주간 평균 14.4% 상승하며 AI 서버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달 25일 엔비디아의 급등도 반도체 ETF 상승세에 한몫했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전 거래일 대비 74.42달러(24.4%) 상승한 37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AI 수요 급증으로 인해 시장 전망치를 50% 이상 웃도는 매출액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 급등의 원인이었다. 엔비디아는 이달 8일에도 385.1달러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서버 성장에 관한 과한 기대감은 경계하면서도 반도체 업황이 저점에서 벗어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김광진 연구원은 “AI 서버가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관점에서 중요한 성장 변수로 자리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현시점에서의 낮은 침투율(올해 기준 10% 미만)과 일반 서버 시장의 잠식 효과를 고려하면 주가에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업황 바텀 아웃(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 관점에서의 긍정적 시각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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