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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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감소한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의 발급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1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가 지난해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발급이 중단된 카드는 신용카드 169종과 체크카드 41종 등 총 210종으로 집계됐다. 이후로도 소비자들에게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의 단종이 이어졌다.

현대카드는 전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현대카드ZERO MOBILE Edition2’(이하 제로 모바일 에디션2) 포인트형과 할인형의 신규·교체·추가·갱신 발급을 이달 말일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 카드는 ‘제로 시리즈’가 단종된 뒤 출시된 상품으로, ‘제로 시리즈’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조건 없는 혜택을 제공해 9년간 누적 300만명 이상의 회원이 이용한 스테디셀러다.

‘제로 모바일 에디션2’는 온‧오프라인 전 가맹점에서 할인형 상품은 결제금액의 0.7% 할인, 포인트형 상품은 1% M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기본 혜택에 더해 주요 디지털(모바일) 영역에서 결제금액의 1.5% 할인(할인형)이나 2.5%의 M포인트 적립(포인트형) 혜택을 제공한다.

디지털 특화 영역으로는 모바일 소비 트렌드를 분석,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10대 온라인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온라인 배달, 커피전문점 스마트오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동통신요금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일부로 ‘카카오뱅크 신한카드’의 신규·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금액과 관계없이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5000원 이상 쓴 횟수를 카운트해 10회 단위로 캐시백을 제공, 최대 5만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했다. 그보다 앞서 3월 31일부로 결제금액의 5%를 캐시백으로 제공하는 ‘신한카드 딥에코(Deep Eco)’의 신규 발급이 중단됐고, 지난달 7일에는 신용카드 11종, 체크카드 7종 등 18종 카드에 대해 신규·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롯데카드는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인 경우 엘페이 결제 시 최대 2%의 엘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L.PAY by 롤라카드’와 인터파크에서 결제 시 최대 5%의 청구할인을 제공하는 ‘인터파크 롯데카드’, 롯데홈쇼핑 이용 시 7% 결제일 할인 및 최대 3.5%의 롯데홈쇼핑 적립금(최대 1만원) 적립의 혜택을 제공한 ‘롯데홈쇼핑 벨리곰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BC카드는 지난달 1일 강형욱·김계란·오은영·임블리 등 인플루언서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인디비주얼(Individual) 카드’의 신규·추가·갱신을 중단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KB국민 탄탄대로 강원하이카드’ 신규·추가·교체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이 이른바 ‘혜자카드’의 발급을 중단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는 이유는 최근 급격하게 오른 금리로 조달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특히, ‘혜자카드’로 알려진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은 주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준까지만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이 적자 구조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시장금리가 하락세이기는 하지만, 높아진 금리 수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상승으로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5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카드)의 순이익 합은 46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7% 감소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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