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저씨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인들은 전혀 범접하기 어려운 재벌의 분위기는 풍기지 않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보고 든 생각이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의 팔로워는 현재(5월 10일 기준) 80만명에 육박한다. 인스타를 보면 재벌의 위엄과 근엄함 보다는 흔한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대부분이다. 재벌이 아닌 친숙한 지인의 일상을 보는 것 같다.  

친숙한 재벌의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정 부회장은 지난해 홈런을 쳤다. SSG가 창단 2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정상에 등극한 것이다. 파죽지세로 통합 우승을 거머쥔 SSG의 모습도 인상깊었지만 정 부회장의 인간적인 모습이 다시한번 화제가 됐다. 한국 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박수를 치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감격에 젖은 모습 그리고 그라운드로 내려와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기쁨을 나눴다.

대개 모기업의 스포츠 구단이 우승했을 때 의례적으로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보다 더욱 친숙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야구에 진심인 모습을 꾸준히 드러내며 단기간에 성과까지 이룩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현장경영에도 진심이다. 지난 3월 이마트24와 이마트를 찾은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리뉴얼한 이마트 연수점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연수점 방문 당시 “우리의 답은 언제나 고객과 상품이 있는 현장에 있다”며 간단하지만 무게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현장에서도 매장을 방문한 고객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셀카를 찍는 등 위엄이 아닌 친숙함으로 소통했다.

지난 3월 이마트24 상품 전시회에서도 와인과 빵, 편의점 도시락을 직접 맛보고 상품 설명에도 나섰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24 점포 수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 정용진 부회장의 다음 목표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신세계그룹은 6개 온·오프라인 계열사(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G마켓·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혜택을 모은 통합멤버십을 다음달 선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꾸준히 강조한 온·오프라인 생태계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출시와 함께 분산돼있던 고객 데이터도 통합한다.

쿠팡 등 경쟁업체들의 기세가 매서운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와인에도 진심이다. 이마트는 최근 스타필드 하남에 7000여개 상품을 갖춘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 ‘와인클럽’의 문을 열었다.

‘와인클럽’은 롯데마트 ‘보틀벙커’에 이어 대형마트가 선보이는 두번째 체험형 와인 전문 매장이다.

와인클럽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진행 상황을 챙기는 등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심을 담아 거침없이 전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최선을 다하면 안되는게 없다는 교과서적인 말보다는 매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솔직한 모습으로 나아가는 정용진 부회장의 모습이 인상깊다.

SSG랜더스의 통합 우승에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정용진 부회장의 공격적인 투자와 의지로 단 시간에 성과를 낸 것이다. 짧은 시간에 홈런을 치며 고객들을 매료시킨 정 부회장이 본인만의 리더십으로 올해 사업 분야에서 또 한번 홈런을 칠지 기대가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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