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 사진=양지훈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 사진=양지훈 기자

하나증권이 1분기 22개 증권사 중에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 1위를 차지했다. 지수 상승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된 가운데, 경쟁사 대비 자체 헤지(hedge) 건전성 면에서의 우위 등이 시장점유율을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2개 증권사는 ELS(ELB 포함)를 9조7076억원 발행했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하나증권이 1조1910억원을 발행해 발행금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12.3%로 집계됐다.

하나증권에 이어 ▲신한투자증권 1조1285억원 ▲미래에셋증권 7828억원 ▲KB증권 7594억원 ▲NH투자증권 7592억원 등이 ELS 발행 규모 상위 5개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5개 증권사의 점유율은 47.6%였다.

지난해 연간 ELS 발행 규모 상위 5개사는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다만, 하나증권은 지난해 3분기 1조454억원을 발행해(점유율 13.2%) 1위에 등극했고, 올해 1분기에도 선두에 올랐다.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주식의 가격에 연계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대개 6개월이나 3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며, 조건을 충족하면 일정 수준의 수익과 함께 원금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ELS를 발행하는 과정에서는 최소 모집금액이 있다. 증권사는 신규 ELS를 공모할 때마다 ‘모집한도 20억원, 최소 청약 단위 10만원’ 등 조건을 공시한다. 최소 모집금액 미달 상황에서는 발행이 취소된다.

하나증권은 ELS 발행금액 선두권에 진입한 배경으로 지수 상승 등 나아진 환경과 자체 헤지 건전성 우위 등을 꼽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지수 상승으로 ELS 조기상환 금액이 늘었다”면서 “경쟁사 대비 자체 헤지(증권사가 직접 운용해 헤지 포지션을 취하는 것) 건전성 면에서의 우위 및 세일즈들의 다양한 헤지 거래상대방과의 릴레이션십(관계)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ELS 발행량은 시장 요인이 크다 보니 계획이라는 게 따로 존재하기 어렵지만, 시장점유율 면에서는 가격경쟁력과 기관투자자 대상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낮은 발행 기준가에 따른 조기상환 증가와 최근 ELS 발행금액 증가 추세, 2분기 양호한 조기상환 여건 등을 이유로 당분간 ELS 시장이 순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하나증권 등 ELS를 취급하는 증권사들도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ELS 발행금액은 전분기 대비 53.4% 증가했고, ELS 조기상환 금액은 지난해 4분기 대비 31.5% 늘었다”며 “안정적인 주가 흐름과 지난해 3분기 형성된 낮은 발행 기준가에 힘입어 1분기 조기상환 여건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ELS는 조기상환 후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재투자 수요를 고려하면 ELS 조기상환 금액 증가는 시장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기대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2분기 조기상환 여건도 매우 좋은 모습이다. 2분기 조기상환 대상이 되는 지난해 4분기 ELS 발행 기준가가 낮게 형성돼 조기상환 여건이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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