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에코플랜트
사진=SK에코플랜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2021년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박 사장은 1994년 SK신세기통신 재무관리실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본격적으로 SK그룹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SK텔레콤 경영기획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경영능력을 키웠다.

2017년에는 SK주식회사로 자리를 옮겨 PM(Product Manager)과 SV(사회적 가치) 추진담당, 행복디자인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물론 사회적 부문 능력까지 갖춘 ‘SK맨’으로 성장했다. 이후 회사 내부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2021년 SK에코플랜트 사업운영총괄을 거쳐 같은해 대표이사까지 오르게 됐다. 

◆ 친환경 디펠로퍼로 노선 변경 通했다

박 사장은 SK그룹 다양한 계열사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특히 투자전략과 M&A 전문가로 성장했다. 

취임 후에는 박 사장의 친환경행보가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박 사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세계적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에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으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인 삼강엠앤티를 46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특히 친환경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갔던 환경·에너지 부문에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가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7조55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에 기록한 매출이 6조원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1년새 1조원 가량의 매출을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SK에코플랜트의 매출 신장이 그간 대대적으로 투자를 진행했던 환경·에너지 부문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3조원을 환경·에너지 부문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ESG경영이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11월 종합 환경 폐기물 업체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1조원 상당에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2021년에만 9곳의 폐기물처리 기업을 더 사들이며 볼트온 전략으로 친환경기업으로의 변신에 나섰다. 

박 사장의 볼트온 전략에 수조원에 이르는 돈이 들어갔지만, 경영성과는 미미해 한때 ‘돈 먹는 하마’로도 불렸다. 실제로 박 사장의 친환경 기업 거듭나기가 시작됐던 2020년 당시 환경·에너지 부문 전체에서 나온 매출은 3000억원대에 그쳤다. 이 기간 SK에코플랜트의 전체 매출이 7조원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환경·에너지 부문의 매출 비중은 4.8%에 불과하다. 

이러한 친환경 ‘뚝심’은 3년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빛을 보고 있다. 3000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지난해 기준 2조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환경부문에서 7822억원, 에너지부문에서 1조26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총 2조467억원의 매출이 환경·에너지 부문에서 나온 셈이다. 이는 지난해 SK에코플랜트의 총 매출이 7조5508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2년새 매출 비중이 20%포인트 넘게 증가한 것이다. 

사진=SK에코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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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드파인 출시 이후 훨훨

또 박 사장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드파인(DEFINE)’을 공식 출시했다. 드파인은 2000년 ‘SK뷰(SK VIEW)’를 선보인 이후 22년만에 내놓는 아파트 브랜드로 박 사장은 새로운 브랜드에 ‘SK’를 과감하게 지웠다.

박 사장이 새로운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를 내놓은데에는 도시정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9위에 이름을 올린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비해 기존 주택 브랜드인 ‘SK뷰’의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SK뷰는 2018년부터 일부 브랜드 조사에서 중견 건설사 우미건설 아파트 브랜드 ‘린’, 두산건설 ‘위브’에도 순위가 밀린적도 있었다. 더불어 도시정비사업 업계에서 건설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고급 브랜드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늘어나자 주택 브랜드 혁신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이름에 드파인을 적용하는 단지는 ▲서울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 ▲노량진7구역 재개발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부산 광안2구역 재개발 등 모두 4곳이 된다. 아울러 노량진2구역 재개발 조합과도 드파인 브랜드 적용에 관해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후발주자로 나선 SK에코플랜트가 서울 핵심 주거지역인 용산에 수주를 했다는 것은 주택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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