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현호 기자] 연초 상승세를 보이다 2·26 전월세 소득 과세 강화 조치로 한풀 꺾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경환 경제팀’이 들어서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933만3000원(전용면적 기준)으로 지난해 말(1918만6000원)과 비교해 14만7000원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0.8% 상승한 수치다.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8개월 사이 가격이 38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재작년 5.8% 하락했던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값은 지난해에는 1.8% 떨어지며 하락폭을 줄였고 올해 들어서도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호재에 힘입어 2월 말에는 4년 5개월 만에 주간 상승률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정부가 2·26 전월세 소득 과세 방침을 발표하면서 투자·구매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매매가는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임명되고 7·24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올들어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서초·송파구로 조사됐다. 이른바 ‘강남 3구’가 서울의 집값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강남구 아파트 값은 3.3㎡당 73만9000원 올라 지난해 말보다 2.2% 상승했다. 전용 85㎡ 아파트로 계산하면 집값이 1904만원 오른 셈이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66만4000원, 30만5000원이 올라 2.2%, 1.3%씩 상승했다. 전용 85㎡의 경우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는 1711만1000원, 송파구 아파트는 785만5000원 오른 격이다.

이어 성북구(15만4000원), 동대문구(13만7000원), 강북구(12만5000원), 서대문구(10만3000원), 광진구(9만7000원), 마포구(9만2000원), 강동구(8만9000원) 등이 집값 상승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반면 아파트 값이 내려간 곳도 있다.

용산구의 아파트 값은 올들어 3.3㎡당 22만8000원(-0.9%) 떨어져 서울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전용 85㎡ 아파트는 587만3000원이 빠진 격이다.

강서구, 구로구, 종로구도 각각 14만2000원(-0.9%), 6만2000원(-0.4%), 4만8000원(-0.2%)씩 떨어져 서울에서 유일하게 값이 내린 4개 구에 이름을 올렸다. 전용 85㎡ 아파트로는 강서구가 365만원, 구로구가 160만8000원, 종로구가 13만6000원 내린 것과 같다.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였다. 3.3㎡당 가격이 3473만2000원으로 85㎡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8억9462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가 3.3㎡당 3050만2000원, 용산구가 2650만8000원으로 2위와 3위에 올랐고 송파구(2378만8000원), 광진구(2061만2000원), 중구(2011만8000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양천구(1969만6000원), 강동구(1963만7000원), 종로구(1960만5000원), 마포구(1958만7000원)가 10위에 들었다.

아파트 값이 가장 싼 곳은 3.3㎡당 1219만3000원으로 조사된 금천구로 내 집 마련을 위해 85㎡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3억1405만10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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