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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신현호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지난해의 2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출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겹치면 증가세는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외환 등 7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9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9000억원(3.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분(4조9000억원)과 견줘 2배에 해당한다.

하나(1조6000억원, 4.7%)·우리(2조4000억원, 4.5%)·농협은행(1조7000억원, 4.1%) 증가율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 국민은행(2조7000억원, 3.4%)도 많이 늘었다.

특히 올해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1~3월)보다 2분기(4~6월)에 집중적으로 늘었다.

이들 7개 은행의 대출 잔액은 1분기에 2조원(0.7%) 증가에 그쳤지만, 2분기 들어 6조9000억원(2.4%) 급증했다.

올해 2분기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지난 2010년 4분기(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거래도 다소 활발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2011년 4.3%, 2012년 0.6%, 지난해 -0.2%에서 올해 0.9%로 상승 반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의 주거용 건물 거래량도 올해 1~5월 53만1000필지, 3600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만8000필지, 2700만㎡보다 많아졌다.

올해 들어 지속한 대출금리 인하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방식 금리를 보면 지난해 12월 평균 3.57~3.96%에서 지난달 평균 3.46~3.83%로 약 0.1%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대책에 맞춰 은행들이 혼합형 대출(고정+변동 방식)의 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린 것도 대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어나는 측면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중 7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00조원 돌파기 확실시된다.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적인 변수도 대출 증가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 단계부터 LTV·DTI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전화 상담이나 은행 창구에서 LTV·DTI 완화에 따른 대출 가능 금액의 변동을 문의하는 고객이 다소 늘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로 가세할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성장경로에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본다”는 등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져 대출을 촉진한다. 이미 시장에선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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