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경주마 행복왕자.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국가대표 경주마 행복왕자.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이 달성한 16강의 기적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해 벽두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국가대표 경주마인 서울의 ‘행복왕자(▲수컷 ▲6세 ▲미국 ▲국내 레이팅 127 ▲국제 레이팅 103 ▲이방훈 마주)’와 부산경남의 ‘킹오브더매치(▲수컷 ▲5세 ▲미국 ▲국내레이팅 113 ▲국제 레이팅 104 ▲디알엠씨티 마주)’가 세계 최고의 경마 대회 중 하나인 두바이 월드컵을 향한 원정길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우리 경주마의 해외 도전기에 한국마사회 역시 물심양면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행복왕자’와 ‘킹오브더매치’의 안정적인 현지 수송과 검역을 위해 직원을 파견하고 현지 메이단(ميدان) 경마장 입사와 관련한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현지에 도착한 ‘행복왕자’와 ‘킹오브더매치’는 본격적인 현지 적응 및 컨디션 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2021년 ‘그랑프리(G1)’ 우승을 거둔 경주마 ‘행복왕자’는 22전 8승의 전적과 함께 4세 시절 7연승의 대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중장거리에 특히 적성을 보인다. 부산경남의 ‘킹오브더매치’의 경우, 지난해 KRA컵 클래식(G2)과 Owner’s Cup(G3)에서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같은 날 같은 경주에 참가하는 두 국가대표 경주마들끼리의 맞대결도 이번 대회의 주목 요소다.

‘두바이월드컵’은 오는 6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예선 경주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DWCC)’로 서막을 연다. DWCC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할 경우 3월 4일 열리는 준결승격 경주 ‘슈퍼 새터데이(Super Saturday)’에 진출하며 이후 최종 결승으로 3월 25일 ‘두바이 월드컵’까지 장기간의 레이스가 이어진다.

국가대표 경주마 킹오브더매치.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국가대표 경주마 킹오브더매치.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국내 경마의 두바이월드컵 도전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주마 퇴역 후 승용마로 활약하고 있는 ‘석세스스토리’와 단거리 강자 ‘천구’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경마 최초 UAE 원정 출전이 이뤄졌다”며 “당시 ‘석세스스토리’는 DWCC 2개 경주에서 3위에 안착하는 등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듬해에는 준결승 ‘슈퍼 새터데이’에 우리나라 경주마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트리플나인’의 경우 두바이월드컵 결승전 시리즈 경주 중 하나인 ‘고돌핀 마일(Godolphin Mile)’에 나서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 ‘돌콩’의 기적이 펼쳐졌다. DWCC 기간 ‘돌콩’은 ‘컬린 핸디캡(2000m) 경주에서 9와 1/2마신으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6위, 3위 마침내 1위까지 연이어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일취월장한 돌콩의 기량은 ’슈퍼 새터데이‘에서 만개했다. ’슈퍼 새터데이‘ 7경주 중 상금 규모가 가장 큰 ’알 막툼 챌린지 R3(2000m)’에서 돌콩이 10마리의 출전마 중 3위를 기록하며 입상에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경마의 한 획을 긋는 역사를 만들어 낸 ‘돌콩’은 당시 한국경마 역대 최고 국제레이팅(110)을 달성했으며 한국 경마 최초로 결승전 메인 경주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2020년 경주마 ‘그레이트킹’과 ‘백문백답’, ‘투데이’의 도전을 끝으로 중단된 우리 경주마의 해외 원정 역사가 3년 만에 다시 쓰여질 예정이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던 한국 경마의 해외 도전기가 신년을 맞아 다시 시작된다”며 “행복왕자와 킹오브더매치의 선전을 기원하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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