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두 번째부터)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물가는 올해보다 내년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기획재정부는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각각 2.5%,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 대비 하향 조정된 것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월 전망치 2.6% 대비 0.1%p 내렸지만, 내년 전망치는 기존 2.5%보다 무려 0.9%p 낮춰 잡았다.

정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 1.8%보다 낮다.

정부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2% 미만을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IMF와의 협의를 거쳐 거시경제 관리 지표로서 1%,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1.5%,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0.1%를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세계 경제 위축으로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올해 3.1%, 내년 2.2%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5%로, 올해 1.8%, 3.3% 대비 큰 폭의 하락이 예측됐다.

또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전체 매출은 내년 4.1% 감소하겠고,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내년 17.0% 감소로 매출 감소폭이 올해(12.6%)보다 더 확대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추경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영향이 실물경제의 어려움으로 본격 전이되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수출을 중심으로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대외여건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신흥국 부채위험 등 하방리스크도 상존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5.1%, 내년 3.5%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 대비 각각 0.4%p, 0.5%p 상향 조정된 것이다. 정부는 물가는 7월 정점으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당분간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가스요금 현실화 등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원자재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고용은 올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경기 둔화 영향과 통계상 기저효과, 방역 일자리 감소 등에 따라 내년 취업자 수는 10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81만명 대비 8분의 1 수준이다.

내년 경상수지는 올해(220억달러)보다 다소 줄어든 210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상품수지는 수입 감소의 영향으로 흑자 폭이 95억달러에서 230억달러로 늘겠지만, 서비스·소득수지는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125억달러 흑자에서 20억달러 적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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