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한 인디게임 축제, 한파 뚫은 열기로 ‘북새통’
게임 4개와 시작한 스토브, 3년 만에 韓 인디 중심지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센터가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Burning Beaver) 2022'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개최했다. 사진=채승혁 기자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센터가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Burning Beaver) 2022’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개최했다. 사진=채승혁 기자

18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메인 스트리트에서는 가지각색의 효과음이 들려왔다. ‘역대급 한파’에도 행사장에 모여든 사람들은 한 손에 마우스를, 다른 한 손에는 키보드를 쥐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축제를 주관한 곳은 ▲로스트아크 ▲크로스파이어 ▲에픽세븐 등과 함께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난 스마일게이트.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2019년, 스마일게이트가 ‘인디게임과의 동반자’를 선언하며 탄생시킨 스토브(STOVE) 3년의 결실이었다.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는 ‘러브 딜리버리’와 같은 게임들을 대중에 알리고 ‘ATOM RPG(아톰 RPG)’ 등 명작들을 번역해 국내 게이머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적잖은 품이 드는 연착륙 과정에도 방향성을 의심치 않은 권혁빈 이사장의 진정성 있는 지원 의지가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내부의 평이다.

게임 깎는 목수들을 뒷받침해온 스마일게이트는 기성 게임사들의 향연이었던 기존 게임쇼에서 벗어나 인디게임만을 위한 축제를 만들고자 했다.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열린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는 ‘자력으로 자기 몸의 200배에 달하는 댐을 만드는 비버와 같은 열정을 가진 인디게임 개발자’를 상징한다. 

많은 인파들이 몰린 버닝 비버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의 게임 플레이는 물론, 행사에 참여한 개발자들 간의 상호 피드백도 이어졌다. 사진=채승혁 기자
주말까지 이어진 행사에 가족 관람객들도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사진=채승혁 기자

올해 1회를 맞이한 버닝비버 행사장에는 액션·레트로·캐주얼·아케이드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80여개의 인디게임 전시 부스가 관람객들을 찾아갔다. 이미 출시돼 게임성과 재미를 인정받은 히트작부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대작까지 다채로운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연애 시뮬레이션 ‘러브 딜리버리’로 개발력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온파이어게임즈의 차기작 ‘러브인 로그인’이 대표적이다. ▲프로스토리(팀오파츠) ▲크리타델(픽셀리안) ▲비트 더 비트(비펙스) ▲리플 이펙트(아웃사이더키즈) 등, 게임 창작 과정을 돕는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출신 개발자들의 기대작들도 체험할 수 있었다.

게임 부스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마련됐다. 인디게임 산업 트렌드를 조망하고 창작자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컨퍼런스가 개최됐으며, 큐레이션 월 등을 활용한 각종 기획 전시도 조성됐다. 100% 당첨 확률의 뽑기 이벤트와 함께 버닝비버에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인생네컷’ 부스도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러브 딜리버리’ 반주희 역을 맡았던 이명호 성우, 테일즈샵 ‘그녀의 세계’ 제작진 ‘지나가던개’와 ‘슈니아’, 스트리머 ‘수련수련’과 김나성 등의 유명 인사들이 행사장을 찾고 팬사인회를 진행하면서 열기를 더했다. 권혁빈 이사장과 성준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금강선 본부장도 행사 첫날 현장을 찾아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직접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채승혁 기자
“헬로 월드? 비버 월드!” 사진=채승혁 기자
스마일게이트가 게임 창작 과정을 돕는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출신 개발자들의 기대작들도 체험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인 ‘비트 더 비트’ 부스의 모습. 사진=채승혁 기자
스마일게이트가 게임 창작 과정을 돕는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출신 개발자들의 기대작들도 체험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인 ‘비트 더 비트’ 부스의 모습. 사진=채승혁 기자

원년을 맞이한 버닝비버에서는 ‘제1회 스토브인디 어워즈’도 함께 개최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 안에서 사랑받고 플랫폼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나간 인디게임들을 대상으로 시상을 진행했다.

‘베스트 파트너(대상)’는 5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온파이어 게임즈의 러브 딜리버리가 차지했다. “게임을 만들다 보면 가장 서러운 게 개발하는 단계가 아니라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시장의 평가도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라는 C Park PD는 “게임만 잘 만들면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고, 그것을 발판 삼을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신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스토브 픽 파트너’에는 ‘귀곡팔황’과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이 200만원과 함께 영예를 누렸으며, ‘프론티어 파트너’ 7개 팀(▲ATOM RPG ▲킹덤 컴 : 딜리버런스 ▲ALT F4 ▲썸썸편의점 ▲메탈릭 차일드 ▲트러블 슈터 : 버려진 아이들 ▲더스트 투 디 엔드)도 부상으로 100만원을 받았다.

추가적으로 올해 인디 씬에서 사랑과 기대를 받고 있는 인디게임 2개 팀에게 ‘워너비 파트너 상’이 수여됐다. 완성도와 창의성, 시장성의 심사 기준으로 타 플랫폼에 출시된 게임들도 심사에 포함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Blue Wednesday’와 ‘Loco Motive’가 수상했으며, 이들에게도 100만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여승환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이사가  ‘스토브인디 어워즈’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여승환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이사가  ‘스토브인디 어워즈’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한영운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대표(왼쪽)가 베스트 파트너 수상작인 ‘러브 딜리버리’를 개발한 온파이어 게임즈의 C Park PD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3일간 가로수길을 뜨겁게 달궜던 축제는 온라인 무대에서 그 열기를 이어간다. 내년 1월 15일까지 스토브인디에서 온라인 전시관이 개최되며, 이에 관람객들은 150개 이상의 게임을 장소와 시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스토브의 차세대 소셜 영상 서비스 ‘피풀(P.pool)’에서는 21·22일 양일간 참여형 인디게임 컨퍼런스 ‘비버콘’이 개최된다. 한영운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대표가 직접 강연에 나서 인디게임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작자들의 성장을 지원해 온 스토브인디의 행보를 소개한다.

‘래트로폴리스’로 잘 알려진 카셀게임즈의 황성진 대표는 ‘개발일지 작성은 유의미한가’를 주제로 관람객들을 찾아간다. ‘넷마블네오’와 ‘액션스퀘어’ 등 게임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과 ’G식백과‘ 김성회 크리에이터, ‘안될과학’의 과학 인플루언서 ‘궤도’도 단상에 오른다.

온라인 전시를 포함해 행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버닝비버 2022’와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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