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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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스차타드(이하 SC)그룹은 내년 한국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내년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내년 글로벌 GDP 성장률을 올해 성장률 전망치(3.4%)보다 낮은 2.6%로 제시했다.

14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SC그룹 거시경제 리서치팀은 지난 주 발간한 ‘2023년 경제 전망-상반된 전후반(Global Focus: Economic Outlook 2023 – A year of two halves)’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SC그룹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 전망치(1.7%)와 동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2.1%)보다는 낮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의 1.5%보다는 높다.

SC그룹은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가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을 이루겠지만, 재정 지출 감소, 신용위험 증가와 함께 2024년 총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재정정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봤다.

세계 경제는 2023년 상반기 동안 올해 직면한 수많은 경제적 역풍들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부터 이런 역풍들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내년 중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로 지역이 상대적으로 얕은 불황에서 벗어나면서 세계 경제는 하반기에 회복 양상을 보이고, 특히 중국이 올해의 성장 부진에서 벗어나 내년 하반기에 글로벌 경제 회복의 중요한 동력이 되면서 2023년 전체로 5.8% 성장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내년 GDP가 시장 전망치(0.4%)보다 낮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0.2%)할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디플레이터도 3.2%로, 시장 전망치인 3.5%보다 낮게 봤다. 저소득 가구의 저축이 고갈됨에 따라 소비자 비출이 내년 상반기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올해 금리 인상 효과가 2023년 수요를 제약하면서 실업률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임금 상승률이 꺾이면서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시장 전망보다 빨리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봤다. SC그룹은 미국의 기준금리 최종 상단이 2023년 2분기까지 시장 전망치(5.0~5.25%)보다 낮은 4.7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권의 경우 겨울 불황이 예상되지만, 2023년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 컨센서스(-0.1%)보다 높다.

SC그룹은 유럽이 올해 초부터 러시아 에너지 시장과 분리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겨울을 앞두고 가스 저장 수준을 보충했으며, 내년 가스 확보도 잘 준비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와 영국은행(BoE)의 최종 금리는 내년 1분기까지 각각 3.25%, 4.25%로 예측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것으로, 시장은 ECB 기준금리 최종 상단을 내년 2분기 3.50%, BoE 기준금리 최종 상단은 내년 3분기 4.5~4.75%로 보고 있다.

SC그룹은 몇 달 안에 중앙은행들이 성장 전망 약화에 초점을 둘 것으로 봤는데, 이러한 성장 우려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이 유로 지역과 영국에서 정점을 찍고 완화되기 시작하는 것과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내년에 시장 컨센서스(4.9%)보다 높은 5.8% 성장을 전망했다.

SC그룹은 코로나19 정책과 시장 재개방(봉쇄 완화) 속도에 따라 중국의 내년 성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고, 소비자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엄격한 ‘코로나 제로’ 정책 여파로 거시 부양 효과가 떨어지고 성장이 억제돼 코로나 정책 완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SC그룹은 지난 11월 중국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승인한 20개 조치가 경제 재개를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노인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의약품 재고를 쌓아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는 데 가시적인 진전을 이룰 것이며, 내년 2분기에는 더 의미 있는 완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억제된 수요와 증가하는 가계 저축은 하반기 소비 잠재력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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