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망치 대비 0.4%p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소비 회복세가 완만해 지난 전망치(2.1%)를 상당 수준 하회하는 1.7%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1.3%, 하반기 2.1% 정도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저희 전망치는 전 세계적인 기관 전망치의 중간값 정도로, 해외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보수적 전망을 가정했다”면서 “미국 경제가 0.3%, 유럽은 –0.2%, 중국은 4.3% 성장하는 것으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7%로 낮아진 것의 90% 이상이 대외 주요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수출이 떨어진 효과가 크다. 0.4%p 전체가 대외 요인이라고 보면 된다”며 “금리 인상 효과가 일부 영향을 준 것이 환율 등 다른 요인과 상쇄돼 0.4%p가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도 내년 상반기 지나면 봉쇄정책을 좀 풀고, 수출이 많이 줄어든 것 중 가장 큰 것이 반도체 경기인데, 3~4분기에는 다시 올라올 것으로 봤다”면서 “세계 경제도 금리 오르는 속도가 줄면, 하반기부터는 오르지 않겠냐는 가정 하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2%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1%, 내년 3.6%로, 8월 전망치 5.2%, 3.7%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4%p 하향 조정됐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p 내린 이유에 대해 “올새 전기·가스 요금을 올렸지만, 정부는 내년에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이나 서비스 가격 상승 등에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2차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상반기에는 4.2%로 높은 수준으로 가다가 하반기에는 3.1%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세계적인 성장 둔화 때문이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면서 “물가도 하반기에 여러 요인에 따라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기에는 좀 과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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