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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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내년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ING은행이 개최한 ‘2023 한국 경제 전망 및 지속가능금융 기자간담회’에서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침체 징조가 너무 보이고, 그로 인해서 한국의 내년 성장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마켓 컨센서스가 1.7~1.8% 정도 되는데, 저희는 0.6%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 수요가 중요한데, 2023년 기준 미국의 경우 –0.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유럽은 –0.7%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특히, 내년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유럽의 성장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겠고,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금리로 인해서 부동산은 이미 (침체의) 시그널을 보이고, 회사채 시장경색 등이 일어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조정, 시장의 자금 경색, 스프레드 확대 등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나, 한국은 가계부채의 질이나 양이 많고, 기업의 경우 최근 여러 사건으로 인해 시장 불안이 불필요하게 늘어난 상태다. 이런 것들이 다음 분기까지 소비자, 기업투자에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시장 자체가 가격에 대한 치킨게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에 대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면서 “반도체의 경우 수출이 반등하려면 2~3분기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 하반기에 수출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0.6%라고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연간 전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위축 국면으로 보고 있다. (내년) 1~2분기는 마이너스 성장하겠지만, 3~4분기에는 분기 대비로 0.6~0.8% 정도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성장세는 정상화 궤도의 하나”라면서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말 모든 국가에서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상하고 내년 1월과 2월에 각각 25bp씩 올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는 5%가 될 것으로 봤다.

이에 한국은행은 내년 초 25bp를 더 올려 3.50%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3분기에는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4분기 달러당 1350원에서 내년 1분기 달러당 1400원으로 올랐다가 연말에는 125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화 강세는 한국 자본시장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 더 개방적이고 더 많은 유동성을 지니기 때문에 갖는 본질적 특성”이라면서 “다만, 단기적인 모습일 뿐 기조적인 수준에서의 원화 강세는 속도가 예상보다는 더디겠지만, 내년 1분기가 지나고 2023년 말을 기준으로 환율은 1250원대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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