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1분기까지 5%대 높은 오름세 지속”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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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세를 이어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전기·가스·수도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로,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후 오름세를 지속하다가 올해 6월과 7월 각각 6.0%, 6.3%를 기록,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5.7%, 5.6%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석유류와 가공식품이 각각 전년동월대비 10.7%, 9.5%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6.3% 상승, 전체 물가를 2.20%p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까지 치솟았지만, 7월(35.1%)과 8월(19.7%), 9월(16.6%) 연속 상승률이 둔화했다.

농축수산물도 1년 전보다 5.2% 오르면서 9월(6.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농산물은 전월(8.7%)보다 1.4%p 줄어든 7.3%를 기록했고, 채소류는 21.6%, 축산물은 1.8%, 수산물은 6.5%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동월대비 23.1%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77%p 상승시켰다.

개인서비스는 6.4% 올랐다. 이는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외식이 8.9%,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6%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8% 오르며 9월(4.5%)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체감물가라고 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6.5% 올라 9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확대됐고,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가공식품의 출고가가 인상되는 가운데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5%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물가 상승률이 6%대 이상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7월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오름폭 축소 흐름이 이어졌으나, 가공식품 오름세 확대, 전기·도시가스 인상 등으로 5%를 상당폭 웃도는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 증대 등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댕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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