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가톨릭관동대학교 의학산업연구 교수
박훈 가톨릭관동대학교 의학산업연구 교수

산림청은 해마다 1만2000~1만3000ha(축구장 약 1만5000개)면적의 경제성이 낮은 오래된 나무의 산림을 벌채하고 해당 지역의 기후조건 및 생태에 적합한 수목을 선정해 경제수 조림 사업을 진행하면서 1m이상 되는 큰 나무를 심기도 하고 전체 식목 나무의 90% 이상 2년생 25cm미터 정도의 키 작은 어린 묘목을 식재하고 있다.

키 작은 묘목을 심을 때면 야생 풀이 먼저 자라서 풀베기나 숲 정돈 작업을 선행하지 않으면 잡풀에 가려 햇빛을 받지 못한 키 작은 묘목들은 성장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1m 사이즈 대나무의 상부 50cm미터 흰색 페인트를 도색한 ‘표시봉’을 식재된 어린 묘목 옆에 꽂는다.

조림된 후 약 2년 정도 지나 성장하고 있는 나무들의 성장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변 잡초 제거를 할 때 ‘표시봉’을 통해 원활한 잡초 제거가 이루어진다. 결국 ‘표시봉’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대나무 ‘표시봉’을 사용한다. 한 개의 대나무 ‘표시봉’에 칠해진 페인트는 환경 피해가 미미할 수 있으나, 한해 전국 조림 면적과 매년 회수되지 않고 숲에 버려지는 페인트 칠한 ‘표시봉’으로 인한 전체 환경오염량을 생각할 때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연 평균 경제수 조림면적을 약 1만2500ha로 산정할 때, 1ha당 3000본의 묘목을 식재하면, 약 3750만본의 묘목이 식재되고 ‘표시봉’ 또한 같은 수량인 3730만개가 소요된다. 페인트 18ℓ 한통으로 2만5000개의 대나무를 도색하기에 약 1500통 2만7000ℓ의 페인트가 필요하고 이 페인트는 결국 매년 우리의 숲에 버려져 숲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환경오염 사안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페인트는 천연소재가 아닌 이산화티타늄, 아크릴에멀션, 미량의 중금속, 각종 화학 첨가제 등을 함유하고 있어 이러한 자연 분해되지 않는 화학성분들이 매년 우리의 숲에 버려져 누적 될 경우 산림토양 및 계곡으로 흐르는 수자원의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가 없다.

2018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산림청장에게 경제림 조성 시 구분을 위해 설치한 ‘표시봉’에 발라진 페인트가 중금속 등의 성분이 들어가 있어, 인체에도 유해할 뿐 아니라 토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히며 질의했는데 산림청은 답변에서 한 의원이 지적한 ‘표시봉’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진전이나 개선 방안이 없다.

산림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공익적 효과를 보자면 대기정화, 산림정수, 토사 유출 방지, 토사 붕괴 방지, 산소생산, 이산화탄소흡수, 산림휴양, 동물보호, 산림경관, 산림치유, 산림생물 다양성 보전 등 다양하다. 숲을 조성한다는 명목하에 잘 느껴지지 않은 부분으로 치부하는 페인트로 오염된 ‘표시봉’의 방치는 산림 환경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반드시 해결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다.

박훈 가톨릭관동대학교 의학산업연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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