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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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9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에서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에 대해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소비자물가가 4%대 후반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자 4월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또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를 기록,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보복소비 증가 때문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또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등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환율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로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에너지 부문에서 환율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달러화 강세 효과와 맞물려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최고 1260.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7월과 8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경기보강을 위한 추경 편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7월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00%로 3차례 회의 연속 25bp(1bp=0.01%p)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당분간 물가에 방점을 둘 것이다. 여전히 선제적 대응이 중요함을 강조한 가운데, 직접적으로 ‘당분간’이 ‘수개월’임을 인정했고, 5~7월 물가 상승률이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 만큼 7~8월 연속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가 크지 않고, 아직까지는 물가 한 가지에만 집중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 하반기 후반부에 물가의 고점 통과를 전망하는 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둔화 추정 효과 등을 감한하면 연내 기준금리 2.75% 도달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봤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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