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입 다물라!

▲ '자연산' 파문을 일으킨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룸에 가서 자연산만 찾는다” 막말
민주당 등 야당, 안상수 대표 사퇴론 제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또다시 히트를 쳤다. 보온병 발언에 이어 자연산 발언을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특정 걸그룹을 거론하는 등 명예훼손의 가능성도 높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성희롱 발언과 행동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안상수 대표마저 성희롱 발언에 휩싸이면서 한나라당은 곤혹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안상수 대표는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보온병 발언에 이어 자연산 발언을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안 대표는 지난 22일 중증 장애아동 요양시설을 방문, 동행한 여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걸그룹 티아라를 언급했다. 티아라는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의 1일 보좌관 체험을 하고 있었다. 이에 안 대표는 “그룹 이름이 티아라? 티아라가 유명한가”라고 여기자들에게 물었다. 이어 “난 얼굴을 구분 못하겠다”면서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

안 대표는 “다들 요즘은 전신 성형을 하니... 요즘은 성형을 얼굴만이 아니라 다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 한 명에게 들어가는 성형비용만 1년에 2~3억원 정도 든다고 하더라”라고 여기자들에게 이야기했다. 이에 여 기자가 그것을 어떻게 아냐고 질문을 하자 “ 내가 아는 사람이 연예인이야. 그래서 들었다”고 언급했다.

안상수, ‘보온병’ ‘자연산’ 발언

안 대표는 성형에 대해 계속 이어갔다. 안 대표는 “요즘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에 여기자가 성희롱성 발언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보도되면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안형환 대변인은 “우리나라에서 성형 수술을 많이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편하게 사적인 이야기를 한 것일 뿐”이라며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누리꾼들은 보온병 발언에 이어 또 다시 경솔한 언사가 터져 나왔다고 맹비난했다. 문제는 한나라당의 성희롱 발언과 행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006년 2월 술자리에서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희롱한 최연희 의원의 성희롱 사건은 이미 유명한 일화가 됐다. 덕분에 한나라당이 성희롱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

강재섭 전 대표의 ‘강안남자’ 발언 역시 한나라당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맛사지걸’ 발언이나 정몽준 전 대표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강용석 의원의 여대생 성희롱 발언 등이 있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번 발언으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야당은 연일 안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특히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성희롱당이라며 공개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 “사퇴하라”

새해 예산안 여당 단독 강행 처리에 반발,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이었으나 북핵 위기 등의 안보정국으로 인해 제대로 부각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장외투쟁이 유야무야의 상황까지 치닫게 됐다. 이런 상황을 한 방에 역전시킬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 때문에 민주당은 호기를 잡았다며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 이에 일단 한나라당 내에서는 야당의 정치적 공세라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한나라당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새해 예산안 여당 단독 강행 처리와 탬플스테이 예산 누락 등으로 인해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안 대표가 탬플스테이 예산 누락 등의 책임을 기획재정부에 떠넘기면서 오히려 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 되면서 안 대표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높다.

아울러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이후 경직된 남북관계로 인한 불안한 민심은 한나라당을 등돌리게 했다. 특히 보온병 발언이 개그 소재로 사용되는 등 안 대표의 리더십은 그야말로 무너졌다. 이런 점을 수도권 의원은 주목하고 있고 안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며 공격하고 있다.

초선 모임인 ‘민본21’ 주광덕 의원은 “현 지도부의 지도력에 의문이 많았는데 이 정도 상황이면 향후 선거에서 유세나오는 것을 바라는 의원들이 없을 것”이라며 “이 지도부 체제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권영진 의원은 “지역 송년모임에 맨발로 뛰며 돌아다니면 뭐하냐. 한방으로 끝났다”고 볼멘소리를 했고, 다른 초선 의원은 “이것은 대표의 자질문제로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당의 구심력이 약화되고 원심력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며 “왜 그런 실언을 했는지 모르겠다.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의원 “답답하다”

수도권 의원들은 안 대표의 리더십이 붕괴하면서 안 대표가 식물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정두언 최고위원과 남경필 의원 등이 공식석상에서 비판을 가하면서 안 대표의 리더십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 대표의 발언 등이 사퇴론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 이후의 대안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권 잠룡들은 대권 도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 대표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안 대표 이후 대안이 거의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현 주소다. 따라서 안 대표의 사퇴론이 쉽게 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 지도부가 무너진다면 당이 또 다시 당권경쟁으로 인해 당 내홍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당 대표 자리는 총선의 공천권과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하는 자리이다. 때문에 어느 계파가 잡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당권 경쟁에 계파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안 대표의 사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안상수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과 냉소가 쌓이겠지만, 안 대표 사퇴론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안 대표 체제를 대체할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만한 동력도 없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지금 안 대표를 흔들어 뭐가 나오겠나.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서 “4월 재보선 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고, 힘빠진 지도부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야당을 비롯해 여성계에서 안 대표의 실언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면서 여론이 확산될 경우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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