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변인호 기자
사진=변인호 기자

좋아하는, 재미있는 일을 하며 수익을 낸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꿈이고,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많은 게이머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 트렌드로 떠오른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

P2E는 게임 내에서 얻는 각종 재화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가상자산으로 바꿔 현금으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나 ‘게임에 NFT를 도입한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패러다임이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버전이 블록체인, NFT가 적용돼 ‘미르의 전설’ IP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서구권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도 P2E 진출 계획이 있다는 게임사가 대폭 늘었다. P2E 트렌드에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1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블록체인, NFT를 결합한 P2E 게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29.92% 올라 상한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간 많은 게임사가 기업을 운영하고 신작 게임 개발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페이 투 윈(Pay to Win, P2W)’에 손을 댔다. 이용자가 돈을 쓰면 쓸수록 강해지고, 심할 경우 돈을 쓰지 않으면 콘텐츠를 즐기는 것조차 어려운 수준의 게임들도 나왔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 얻은 캐릭터나 아이템이 게임사의 업데이트 한 번에 가치가 폭락하고, 새로운 캐릭터나 아이템을 얻기 위해 또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졌다.

P2E는 P2W와는 결을 달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얻는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교환해 게이머의 ‘자산’이 되도록 해준다. 다만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본질을 생각하면 P2E가 게임의 순수성을 퇴색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P2E가 국내 게임시장에 안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임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환금성’으로 인해 국내에서 개발된 블록체인‧NFT 게임들은 해외로 나갔다.

게임사가 신작 게임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을 때 ‘정말 재미있겠다’고 설레는 감정이 드는 대신 ‘저건 얼마나 돈이 될까’라는 쪽으로 변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대한민국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는?’을 주제로 연 정책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당시 토론회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자산을 형성하게 되면 재미를 위해 하는 게임이 아니라 ‘수익’을 목적으로 게임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게임사가 없었다고 했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게임은 규칙이 있는 놀이고, 놀이는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이다. 모든 게임의 최우선사항은 ‘재미’여야 한다. P2E는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정도의 개념에 그치길 바란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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