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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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특수를 누리던 배달 플랫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이후 주요 배달앱의 이용자 수(DAU,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시장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과 2일 DAU가 500만명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민은 꾸준히 500만명 안팎의 DAU를 기록해 왔지만 11월 1일 DAU는 461만명으로, 8월부터 지난 1일까지 3개월 중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 주 월요일이었던 지난달 25일 506만명과 비교하면 9%가량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요기요의 DAU는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줄어든 110만명을 기록했고, 쿠팡이츠도 69만명에서 68만명으로 소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감소=주문 감소'라고 못 박을 순 없고,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 배달음식 수요가 다시 늘어난다는 점에서 배달앱의 위기라고까지 할 순 없다”고 해석했다.

실제 배달 시장은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데, 통상 8월과 12월을 최성수기라 보고, 나들이가 활발한 늦가을 11월에는 주문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건배달을 둘러싼 출혈경쟁으로 배달앱들이 이미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는 점이다. 단건배달은 3~5건의 음식을 묶음배달하지 않고 1건의 음식을 주문자에게 바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2019년 5월 론칭한 쿠팡이츠와 올 6월 서비스를 시작한 배민의 '배민1'이 대표적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묶음배달보다 최소 10~15분 빠르고, 업주 입장에서도 음식이 식거나 불지 않고 전달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반면 이를 운영하는 업체 입장에선 배달 건당 적자가 고스란히 누적되는 구조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

배민1은 '주문중개수수료 12%+배달비 6,000원'으로 구성돼있지만, 무기한 프로모션을 적용해 현재 '주문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업주와 고객 분담)'으로 운영되고 있다.

쿠팡이츠도 당초 '주문중개수수료 15%+배달비 6000원'이었지만, 2년 넘게 프로모션을 유지하며 배민1과 마찬가지로 '주문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2만원짜리 치킨을 단건배달로 시킨다면, 업체가 건당 2400원~3000원의 수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일괄적으로 1000원만 받고 있는 것.

묶음배달보다 라이더가 더 필요할 수밖에 없는 단건배달 구조 상, 한 건당 배달비가 최소 6500원 이상 소요되는데도 이를 5000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더군다나 업체들은 라이더에게 프로모션으로 2만원이 넘는 금액을 배달비에 얹어주고 있다. 실제 최근 쿠팡이츠는 일부 지역에서 '슈퍼위크 이벤트'를 열고 피크타임 기준 건당 최대 2만4000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오후 6~9시 배달건에 대해 최대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 바도 있다.

이를 통해 배민과 쿠팡이츠는 수수료에서 1차 적자, 배달비에서 2차 적자까지 보는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이 그럼에도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단건배달이 이미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플랫폼 업계 특성상 한번 시장 경쟁에서 밀리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배달플랫폼 2위인 요기요가 사업 시작 2년여밖에 안 된 3위 업체 쿠팡이츠에 턱 밑까지 따라 잡히고, 이커머스 1위였던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와 쿠팡 등에 밀리며 매각된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더 빠른 배달을 위해서라면 비용을 더 지불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 출혈 경쟁으로 한순간에 단건배달이 사라진다면 적지 않은 불편이 생길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 업주와 고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현실적이고 합리적 대안을 찾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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