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이 다수 경제지표에서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29주년을 맞아 1992년과 올해 사이 30여년간 한중간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명목 기준 한국의 GDP는 1992년 3560억달러에서 2020년 1조6310억달러로 약 4.6배 성장한 반면, 중국은 4920억달러에서 14조7230억달러로 약 29.9배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한중간 명목 GDP 격차는 같은 기간 1.4배에서 9.0배로 크게 벌어졌다.

명목 1인당 GDP는 한국이 1992년 8126달러에서 2020년 3만1497달러로, 약 3.9배 증가했지만, 중국은 420달러에서 1만484달러로 약 25.0배 늘었다. 1992년 중국의 명목 1인당 GDP는 한국의 5.2%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33.3% 수준까지 크게 추격했다.

중국은 교역, 투자성장률 등 대외부문 지표에서도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한국의 수출액은 1992년 770억달러에서 2020년 5130억달러로, 6.7배 늘어난 반면, 중국은 860달러에서 5조5980억달러로 65.1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면에서는 한국의 1992년 교역액이 중국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20년에는 한국의 교역액이 9810억 달러, 중국은 7조6580억달러로, 한국의 약 7.8배 규모로 성장했다.

한중간 외국인직접투자 격차도 확대됐다.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Inflow)는 같은 기간 10억200만달러에서 92억2400만달러로 약 9.2배 증가했는데, 중국은 110억800만달러에서 1493억2400만달러로 약 13.6배 늘었다. 해외직접투자(Outflow)도 한국은 23.6배 확대된 반면, 중국은 33.2배 증가했다.

거시경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를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1994년 한국은 32위, 중국은 34위였지만, 올해에는 중국이 16위, 한국이 23위를 기록,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

제조업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UN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는 1990년 한국과 중국이 각각 17위, 32위였으나, 2018년에는 중국 2위, 한국 3위였다.

또한 S&P,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1992년과 달리 2021년 현재 높게 평가하고 있다. S&P는 같은 기간 한국을 A+에서 AA로 2단계 올렸으나, 중국은 BBB에서 A+로 4단계 올려, 두 국가간 차이는 4단계에서 2단계로 줄었다. 무디스는 같은 기간 한국을 A1에서 Aa2로 2단계 올린 반면, 중국은 Baa1에서 A1으로 3단계 올렸다.

양국의 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 품목 수 모두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는 1995년 한국이 8개, 중국(홍콩 포함)이 3개였지만, 올해에는 한국이 15개, 중국(홍콩 포함)이 135개로, 중국이 크게 앞섰다.

세꼐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한국이 1993년 기준 96개, 중국이 322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29.8% 수준이었으나, 2019년에는 한국이 69개, 중국이 1759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3.9%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은 1993년에 비해 2019년에는 1위 품목 수가 줄어들었지만, 중국은 크게 늘어 중국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R&D 1000대 투자 기업 수에서도 한국은 2006년 19개에서 2019년 25개로 1.3배 증가에 그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개에서 168개로 42.0배 폭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 경제는 1970년대 말 대외개방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간 격차는 사라졌거나 대부분 분야에서 중극이 한국을 추월했다”며 “중국의 급성장을 반면교사로 해 한국도 중국과의 경제교류 확대 및 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을 통한 지속성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 노동시장 구조개혁, 4차 산업혁명 분야 적극 진출 등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