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앞두고 분식회계 의혹 제기돼

▲ 대우건설 본사 사옥.
[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대우건설이 해외 저가수주 덫에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사례처럼 해외 사업 누적 손실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에서 16조4747억원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중동 지역 사업 비중이 절반이나 된다. 문제는 최근 중동을 둘러싼 저가 수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어 실적발표를 앞둔 대우건설에 대한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해외 부실 사업장 드러나나

대우건설의 중동 사업장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정제소 증설 프로젝트(11억7449만달러), 2010년 아랍에미리트 조르프라스파 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공사(10억2351만달러), 2011년 오만 수르 민자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12억5778만달러) 등이다.

이중 루와이스 프로젝트는 GS건설이 4000억원 이상 손실을 냈던 사업장으로, 건설업계는 대우건설도 해당 프로젝트에서 큰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 건설사 중 해외사업 수주 규모가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기 때문에 만약 부실사업장 논란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GS건설이나 삼성엔지니어링의 사례보다 클 수밖에 없다.

해외 사업의 부실 우려는 2억7000만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무사파 정유시설공사가 지연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 사업의 예정된 준공 시점은 지난 2012년 11월이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분식회계 혐의 짙어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국내 사업장 손실을 잘못 계산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더 나아가 분식회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동부건설과 함께 시공지분 50:50으로 김포풍무지구 사업을 진행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미분양이 발생하자 손실이 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우건설은 금융감독원 투자설명서을 통해 해당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손충당금을 186억원으로 설정했다. 반면 똑같은 지분으로 동일한 사업을 진행했던 동부건설은 대손충당금 682억원을 쌓았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동일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발생액을 동부건설보다 500억원가량을 적게 장부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3년간 대한통운(8862억원), 외곽순환도로(1270억원), 베트남호텔(1084억원) 등 2조원이 넘는 자산을 매각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종로구 소재 신문로사옥을 3900억원에 도이치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사옥이 팔리는 과정에서도 오히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6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줄었다.

현재 대우건설은 내부 제보에 의한 분식회계 의혹 제기로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고 있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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