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금융비전포럼'에서 '금융정책 방향과 새로운 금융비전'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부동산의 이자나 임대 수익률이 국내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높아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을 타개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해외부동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보험사는 삼성생명이다.

이 보험사는 최근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설립해 런던 금융가의 사무실빌딩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30 Crown Place)를 인수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또 삼성생명, 경찰공제회, 새마을금고, 동양생명[082640]과 함께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에 있는 2천억원 규모의 호주우체국NSW본부 빌딩을 인수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또 직접 '런던 서티 그레셤'(London 30 Gresham) 빌딩을 싱가포르 투자청(GIC)으로부터 총 5천768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현재 독일 코메르츠방크가 영국 본사로 임차해 사용하는 이 건물은 국내 금융사가 매입한 해외부동산 가운데 가장 비싸다.

한화생명[088350]은 지난해 10월 한화손해보험[000370]과 사모 부동산 펀드를 통해 영국 런던의 국제법률회사 에버셰즈(Eversheds) 본사에 2천54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지난 3월에도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에 3천억원을 투자했다.

현대해상[001450]은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갈릴레오 오피스' 빌딩 인수에 참여해 400∼450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30 Crown Place) 인수에는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200억∼250억을 투입했다.

교보생명도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체투자전문 자산운용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주력하며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를 시작한 상주-영천 고속도로(850억), 동두천복합화력발전소(700억원)에 이어 올해는 키암코(KIAMCO) 파워에너지 3호 발전펀드(3천억원), 대구복합화력발전소(400억원), 부산신항만(1천400억원) 등에 투자했다. 교보생명의 SOC 대체투자 전체규모는 현재 8조4천억원에 이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매년 1조원 이상의 신규투자를 하며 SOC 투자가 활발했으나 올해는 경기침체, 정부의 신규투자 축소 등의 영향으로 다소 감소한 편"이라면서도 "SOC 대체투자는 15∼20년간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생명보험 자산운용 특성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초기 2∼3년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이후 15∼17년간 장기적인 운영을 통해 매년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임대형 민자사업(BTL)에는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KDB생명은 지난해 부산천마산터널 공사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우리아비바생명은 올해 초에 울산과학기술대 기숙사 사업에 56억원을 투입했다. 이런 국내 사업은 상환 만기가 20∼25년, 수익률이 5% 초반대로 현재 금리 상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운용수익률을 내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로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약속한 수익을 맞추기 위해 5∼6%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는 다소 덜 안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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