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혁신’으로 희망을 쏜다

[파이낸셜투데이=황병준 기자]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 신년사를 밝히면서 한해를 열었다.올해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다수의 재계 총수들이 내놓은 신년 경영키워드는 ‘위기와 도전’으로 함축된다.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여건과 새 정부의 출범이라는 변수를 맞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도전으로 재계는 또 한해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는 재계 총수들의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경영전략을 살펴봤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년하례식에서 “세계경제는 올해에도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의 앞길도 순탄치 않으며 힘든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다.

이 회장은 “전방위에 걸쳐 전 세계 기업들이 치열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난 성공을 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 달라”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해결책으로 1등 제품과 서비스, 우수 인재 확보와 기술개발을 손꼽았다. 이 회장은 “불황기에는 기업 경쟁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만큼 강한 자만이 살아남아 시장을 지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삼성의 앞날은 1등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되는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극복 최우선 과제

한편 이 회장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며 “삼성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해 국민경제에 힘이 되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을 지원하고 지식과 노하우를 중소기업들과 나눠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어려운 이웃, 그늘진 곳의 이웃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공헌사업을 더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지난 2일 여의도 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2013년 LG새해인사모임에서 “2013년 우리의 화두는 ‘시장선도’와 ‘철저한 실행’이며 이에 대해 당부하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LG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강조해온 시장선도를 올해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구 회장은 “더욱 예측하기 힘든 앞으로의 경영환경에서 이제 일등기업이 아니면 성장이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며, “결국 시장선도 상품으로 승부해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을 선도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앞선 기술과 남다른 생각으로 고객 만족을 넘어 시장선도 상품을 창출하고, LG만의 문화 정착도 주문했다.

“지난 성공 잊어라”…‘1등 기업’ ‘시장선도’만 생존한다
금호 ‘솔선수범’ 강조…현대차 ‘마래 경쟁력 확보 집중’

구 회장은 “국적이나 학력, 성별에 관계없이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먼저 찾아가야 한다”며 “각자의 열정과 잠재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시장선도에 상응하는 보상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윤리경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정도경영에 기반한 투명한 경영,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윤리경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확보 불황 극복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자동차는 국내에서 67만대, 해외에서 373만대 등 440만대의 팔아 전년대비 9%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기아차가 내수 48만대, 해외 224만대 총 272만대를 팔아 7% 성장했다. 두 회사를 합치면 712만대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성장과 발전을 지속했다”며 “현대‧기아차는 북경 3공장과 브라질공장을 완공하여 전세계 9개국‧30개 공장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 전년보다 약 8% 성장한 712만대를 생산‧판매해 글로벌 메이커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올해 수년간 지속된 유럽재성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외 시장 환경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질적 성장을 통해 내실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주는 혁신적 품질경영 추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고용 확대 ▲부문간 의사소통 및 협력으로 741만대 판매목표 달성 ▲국가 경제와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 역할 등을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

정 회장은 또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해 ‘모범적인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자”며 “어려운 때일수록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도 적극 앞장서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경제 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 솔선수범 강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을 ‘솔선수범’으로 정하고 최우선 과제로 경제민주화 실천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시대적화두가 기업의 경제민주화를 원하고 있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앞장서서 국민과 사회로부터 지탄받지 않고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2013년 대내외 경영환경이 엄중하므로 이를 헤쳐나가기위해서는 전 계열사 임직원들의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회장인 나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각 계열사의 임직원 인사에서 ‘솔선수범’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고객과 협력사에게 솔선수범하는 기업으로서 신뢰를 주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되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워크아웃이라는 제한된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신(新) 금호아시아나 구축’을 경영방침으로 소기의 경영 성과를 달성했으며 올해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전 임직원이 솔선수범하는 기업문화를 장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박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 12조6,000억원, 영업이익 8,800억원 달성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또한 박 회장은 “기업의 목적은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아름다운 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위기 속에 기회 있다”…불확실성에 ‘원가절감’‘기술확보’
경제민주화 속 ‘윤리경영’ & ‘사회공헌’ 뜨거운 감자 부상 

최태원 SK(주) 회장은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SK그룹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 교례회에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하지 못해 영상 생중계로 신년사를 대신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그룹 매출 132조는 연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양호했다”며 “하지만 수익성은 전년대비 떨어졌으며 마이너스된 회사도 있어 어려워진 외부 환경에만 탓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주사, 계열사 경영간섭 안 해

최 회장은 “따로 또 같이 3.0을 안착시키는 것은 미래지향적이고 모범적인 기업지배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주회사는 사업회사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치 않고 냉철한 투자자로서 역할에 주력할 것이며, 앞으로 그룹단위 의사결정은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각 위원회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방법은 바로 사회적기업이다”며 “경영자로서 그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잘 활용해 사회적 기업이 지금의 영리기업처럼 시장을 만들어 평가 받고, 더 나은 사업모델을 찾아가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일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GS신년모임에서 “위기 속 리스크에 만전을 기해 질적 성장 토대를 마련하자”고 역설했다.

허 회장은 “세계경제가 불황의 늪을 빠져 나오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국내 경기 역시 당분간 저성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내실 있는 성장, 질적 성장에 대해 더욱 많은 고민을 하고 경영환경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신년회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여러 번의 위기를 잘 헤쳐 왔지만 우리 앞에 다가온 상황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때”라고 독려했다.

또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확장과 성장, 브랜드 가치 제고를 경영목표로 제시하고, 사회공헌 활동 강화와 중소기업 및 지역상권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새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비전을 밝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룹 각사가 근본적인 혁신을 당부했다.

‘혁신의 원년’ 강조

손 회장은 “올해 그룹 창립 60주년이자 그룹의 미래비전 달성의 성패가 달려 있는 ‘2013년 Global CJ의 완성’을 이뤄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한 해”라며 “그레이트 CJ(GREAT CJ)를 향한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사업의 목적과 방향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지난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거둔 성과에도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경영환경은 그 어느때보다도 어렵고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점추진 과제로 원가절감‧기술개발‧상품개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판매확대와 자금 확보를 경영 최우선 순위에 둬야한다”며 “마케팅과 영업 및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기술개발과 상품개발을 강력하게 추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노력을 통해 비용을 철저히 줄이고,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끊임없는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만 두산그룹회장은 지난 1일 신녀사를 통해 “저성장 시대 이후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근원적 경쟁 강화’와 ‘업무 선진화‧과학화’를 이뤄야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차별화된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며 “선도 기업을 따라잡는 수준을 넘어 그들보다 앞설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각 사별로 근원적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스타 프로젝트를 정하고 전사적으로 몰입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지난 2일 오전 과천 코오롱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통합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성공퍼즐 배지’를 나눠주고 공동체 의식과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성공퍼즐 2013’을 올해 경영지침으로 선언하고 “너와 내가 한 조각씩 성공의 이유를 만들어 코오롱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자신감과 근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구속집행정지와 건강상의 이유로 그룹차원의 별도 신년회를 열지 않고 계열사별로 간단한 시무식만 가졌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