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승부수 둔 KB금융지주, KB생명 통해 품을 수 있나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승부수 둔 KB금융지주, KB생명 통해 품을 수 있나
  • 김은지 기자
  • 승인 2020.01.2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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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지주회장,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승부수 둔 까닭
‘인수 걸림돌’ KB생명, 모집수당 환수문제 등 사측과 설계사 간 갈등 빚어와
푸르덴셜 품기 위한 설계사 조직 개편? “M&A별개”…내부 갈등 문제 봉합 선행돼야

지난해 11월 말 대형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이 인수 매물로 나오자 KB금융지주가 최근 예비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내부 갈등 문제가 남아있는 자회사인 KB생명이 대형사를 품을 준비가 됐는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대형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이 인수 매물로 나오자 KB금융지주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내부 갈등 문제가 남아있는 자회사인 KB생명이 대형사를 품을 준비가 됐는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푸르덴셜생명

KB생명은 그간 사측과 설계사 조직을 둘러싼 갈등, 퇴직한 설계사에 대한 모집수당 부당환수 문제 등 갈등이 발생해왔다. 지난 1년간 조직개편 등도 단행됐으나 KB생명은 퇴사한 직원들을 상대로 무리하게 환수 소송 등을 진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푸르덴셜에 비해 재무건전성 등 여러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는 점에서 KB생명이 대형 생보사를 품을 수 있는 그릇이 되는지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인수한 선례처럼 KB그룹 자회사인 KB생명이 품는 형태로 예측되는 상항에서 나타난 우려다.

◆ 윤종규 KB지주회장,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승부수 둔 까닭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M&A 전문가로 이번 생보사 인수를 통해 비(非)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그간 밝혀왔다. 최근 신년사에서도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다양한 M&A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푸르덴셜에 대한 인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생보사 인수는 윤 회장의 마지막 임기가 올해 11월 종료된다는 점과도 관계가 있다. 2014년부터 6년간 임기를 이어온 그는 M&A를 통해 그간 그룹 내 실적이 저조했던 생보사를 강화하며 임기내 실적을 마무리하려는 걸로 보인다.

그룹 내 생보사인 KB생명은 2004년 6월 보험영업을 개시한 이후 2009년 지주사에 편입돼 KB국민은행의 전국 영업망을 활용해 방카슈랑스 채널과 텔레마케팅을 통한 TM채널, 전국적인 체인망이 있는 GA대리점 채널, 금융컨설턴트(FC)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KB생명은 10조387억원 자산규모로 그룹 내 12개 종속기업 중 7번째 순위에 그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수익은 전분기 대비 15% 상승한 1조1813억원으로 5번째를 차지하지만 지배기업 주주지분을 반영한 순이익은 182억원에 그쳐 8번째로 비중이 작고 시장에서도 업계 17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푸르덴셜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규모가 20조8132억원이고 부채는 17조6866억원이다. 2018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204억원, 순이익은 1644억원이며 업계에 따르면 매각가는 2조원에 달한다. 생보업계에선 4위를 차지해 KB생명보다 13계단 높다.

KB금융이 푸르덴셜을 인수할 경우 2018년 신한금융지주와 벌인 오렌지라이프 인수전에서 패하며 내준 리딩뱅크 자리까지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푸르덴셜은 보험사 재무건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유(RBC) 비율이 505%로 당국 권고기준 150%를 거뜬히 웃돌아 그간 부진한 위치에 있던 KB생명이 날개를 달게 된다.

사진= 각 보험사 공시

◆ ‘인수 걸림돌’ KB생명, 모집수당 환수문제 등 사측과 설계사 간 갈등 빚어와

일반적으로라면 KB금융이 인수합병에 성공할 시 자회사인 KB생명은 푸르덴셜생명을 품게 된다.

하지만 KB생명은 그간 영업 조직을 둘러싼 많은 잡음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기에 앞서 내부 정리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2017년 11월 28일 KB생명은 ‘가짜계약’을 했다며 영업점 중간 매니저 및 직원들 10여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보험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소했다. 고소 전 KB생명은 같은해 11월 7일 본사에서 ‘가짜계약 정황이 의심된다’는 명목으로 감사부 인력들을 서울 강남에 위치한 2개 지점에 파견해 내부 감사를 보낸 결과 400여건이 넘는 가짜계약이 발생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수사를 받은 직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걸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사건을 배당받은 경찰서에 ‘압박’ 행위로 의심되는 연락, 피고소인 미소환, 담당 경찰서 이첩 등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는 일들도 발생해 논란이 됐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KB생명은 퇴사한 지 수년이 된 일반인들을 상대로 개별 ‘모집수당 환수’ 소송을 진행해 지난해 빈축의 대상이 된 바 있다. 모집수당 환수는 보험영업을 한 대가로 보험 설계사가 얻은 수당을 사측이 계약 해지 등을 근거로 도로 거두어들이는 행위다.

사측에서 승인 처리가 된 계약건에 대해 일부 설계사들은 환수 부분을 교육 때 안내받지 못했거나 계약 기간이 끝났음에도 일방적인 환수 통보를 받은 걸로 나타났다. 퇴사한 직원들을 상대로 사측이 수백만원 가량인 환수금을 받기위해 채권추심에 재판까지 강행했다는 제보들이 지난해 이어졌다. 심지어 정황이 알려지기 전까진 개별적인 연락으로 진행돼 채권추심 및 소송을 두려워한 퇴사직원들은 대체로 합의하에 환수금을 물어준 걸로 파악됐다.

KB생명에 근무했다가 환수 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았다는 A씨는 “사측이 자신들에 유리하도록 단순히 보험설계사의 불완전판매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계약 후에는 오안내가 있을 경우 모니터링 및 언더라이팅 부서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재안내하거나 고쳐지지 않을 경우 계약 반송처리가 되도록 프로세스화 돼있다”며 사실상 단순하게 해약될 수 없는 부분임을 주장했다.

이어 “가장 의심스러운 정황은 근무 당시 지인이 연금보험상품을 원해 모든 설명을 하고 가입을 했는데도 퇴사 후 고객관리센터라는 이름으로 다른 설계사가 방문해 기존상품을 비방하고 담당자 관리부재에 대한 민원을 유도한 뒤 해약건임에도 더 좋은 상품으로 업그레이드 해준다’며 종신보험으로 일명 꺾기를 시도했다”며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지인 뿐 아니라 전화로 상담했던 고객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접근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생명 관계자는 “몇몇 설계사들이 수익료를 챙기기 위해 하는 방법”이랴며 “회사의 관행은 아니며 회사 측에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 푸르덴셜 품기 위한 설계사 조직 개편? “M&A별개”…내부 갈등 문제 봉합 선행돼야

KB생명은 예비입찰 전부터 푸르덴셜과 장기적인 합병을 염두에 두고 전통적인 설계사 영업조직을 폐지하는 등 설계사 조직 전면 개편을 단행한 걸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M&A를 앞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거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은 푸르덴셜과 관계없이 조직 효율화를 위한 작업이란 입장을 보였다.

KB생명 관계자는 “M&A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전속설계사(FC)조직을 효율화하면서 기존 전화영업조직(DM)과 마케팅조직(PMO) 등을 다 합쳐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통폐합하고 줄인 결과”라며 “채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영업조직을 축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M&A가 된 것도 아니고 오렌지라이프도 아직 다 합병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너무 먼 미래”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영업은 보험사가 소유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가지고 텔레마케팅(TM)영업도 하면서 대면으로도 직접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 통합된 형태다. 전통적 영업조직에서 설계사 스스로 고객을 개척해 보험을 판매하던 것과는 차이가 있는 방식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도 “영업조직을 폐쇄한 게 아니라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바꿨단 얘기”라며 “1년부터 조직 개편 작업을 하던 중 푸르덴셜 매각건이 나온 상황이라 인수를 위해 한 작업은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일각에서는 “말이 조직개편이지만 기계약 DB로 영업 할 최소 인원만 꾸리고 기존 영업채널을 줄인다는 얘기”라며 “기존 티엠 조직에서는 대면 영업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아 실제로는 외부 인원이 유입되거나 변동이 많을 수 있다”며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설계사 조직 개편으로 KB생명은 영업조직 규모가 더욱 축소된 상황이다. 2017년 819명이었던 보험설계사 수는 2018년 627명으로 줄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는 216명에 불과하다. 푸르덴셜(1982명)이 전속설계사 수가 9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해 누적 3분기 순익도 푸르덴셜은 KB생명보다 10배 이상, 지급여력비율도 2배 이상 높고 손해율 역시 푸르덴셜(53.15%)이 KB생명(63.71%)보다 낮아 재정건정성이 더 양호한 상황이다.

경영 현황을 보면 푸르덴셜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되는 방향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KB생명이 경영전반에서 우위인 푸르덴셜을 품기를 바란다면 내부 갈등 문제에 대한 봉합이 선행돼야 할 걸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 푸르덴셜 법인이 매각되면 미국 푸르덴셜은 29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전망이다. 본사인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자국 내 보험사 회계기준이 높아져 자본 부담이 늘어나자 한국 등을 포함한 푸르덴셜 해외 법인 일부를 매각 추진하게 된 걸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업계에 따르면 본사는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국내 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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