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SG길드 지회장, 서승욱 카카오 크루유니온 지회장, 이정미 정의당 의원, 신환섭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위원장, 오세윤 네이버 공동성명 지회장. 사진=변인호 기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IT 노동자들과 함께 정부의 노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은 28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과 함께 28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이정미 의원은 “2년 전 저는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구로의 등대’로 불리던 한 게임사의 20대 청년이 과로사로 사망한 사실을 밝혀냈다”며 “그 청년은 게임 업데이트를 앞두고 일주일에 80~90시간씩 일하는 소위 ‘크런치모드’에 목숨을 빼앗긴 것”이라고 2017년 해당 게임사의 과로사 사건을 회고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IT 노동자들은 이제 그나마 늦은 밤 자고 있는 가족들의 얼굴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저녁에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작은 기쁨을 겨우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위원장은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은 52시간 제도가 생산성을 낮추는 원흉으로 지목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예고한 제도들은 52시간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자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할 경우 게임사들은 노동자들에게 크런치모드를 합법적으로 시킬 수 있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도에서 노동자의 선택권은 없다. 사용자가 시키는 대로 일주일에 100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며 “이 모든 정책에는 IT 업계 노동자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사용자의 목소리만 담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간 노동 속에 만들어지는 IT 서비스는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노동자의 삶을 파괴할 뿐 결코 장기간 서비스될 수 없다. 정부는 판교의 등대, 구로의 등대를 다시 밝혀서는 안 된다”며 “청년들의 삶을 걱정하겠다 말로만 하지 말고 탄력근로제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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