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부가 2004년부터 혈세 560억원을 들여 11개국에 건설한 태양광·소수력 발전소 11곳이 사실상 방치됐다”며 “전력수요량 사전조사도 실시하지 않은 채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04부터 지난해까지 11개국에 태양광 발전소 8곳, 소(小) 수력 발전소 3곳을 건설했다.

이는 코이카의 개발원조사업(ODA) 일환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피지 ▲스리랑카 ▲동티모르 ▲에콰도르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 총 11개국에 총 예산 4765만달러(한화 약 546억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300만달러), 타지키스탄(280만달러)에 건설된 수력발전소는 홍수 등 자연재해나 성능(전력) 미달로 현재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태양광 발전소들의 연평균 가동률도 11.8%로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병국 의원실에 따르면 가동률이 ▲미얀마 1% ▲방글라데시 4% ▲에티오피아 6% ▲캄보디아 10% ▲스리랑카·에콰도르 16% ▲동티모르 19% ▲피지 23% 등이었다. 정병국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지난해부터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600만달러(약 71억원)을 투입해 피지 일대에 태양광 발전소 1곳을 더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12곳의 발전소 중 7곳은 사업 착수 전 전력수요량을 미리 예측하는 과정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라크, 타지키스탄, 피지(1차, 2012년 사업완료), 스리랑카, 동티모르, 에콰도르, 피지(2차, 2021년 완료예정)는 전력수요량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사전조사를 한 곳도 전력수요량 예측을 제대로 한 것은 아니었다. 사전조사를 했던 ▲아프가니스탄(예측량 1709MWh, 자연재해로 폐쇄) ▲캄보디아(예측량 11.68MWh, 실제 생산량 76MWh) ▲에티오피아(예측량 61.4MWh, 실제 생산량 90.5MWh) ▲미얀마(예측량 144.5MWh, 실제 생산량 13.8MWh) 발전소는 예측 전력수요량과 실제 전력생산량의 큰 차이를 보였다. 방글라데시 발전소의 경우 코이카는 “사전 예측했던 전력수요량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관해 정병국 의원은 “이미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지어 놓은 태양광 발전소가 사실상 방치 상태인데도 다른 외국 국유지에 이를 또 짓겠다는 발상”이라며 “국내 먹거리가 떨어진 태양광 마피아들에게 외국 일거리까지 주려는 것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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