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리츠 주가, 안정적 배당 수익 강점에 두각
NH·롯데·이지스리츠 등 상장 예고…홈플러스 리츠 실패 극복할까

정부가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방안을 내놓으면서 리츠 IPO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사진=파이낸셜투데이

정부 활성화 정책으로 리츠 IPO(기업공개) 시장이 흥행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리츠, NH리츠 등 대규모 리츠 상장이 줄줄이 예고돼 기대감을 더했다.

리츠(REITs)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소유·임대·매각·개발 등)하고 발생한 수익의 대부분을 배당하는 ‘중위험 중수익’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지난 11일 정부는 경제활력대책회의를 거쳐 경제 활성화 및 국민 소득 증대를 위한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가계유동성을 기업의 신사업투자·건설투자 등 생산적 분야로 흡수하고 일반 투자자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참여를 통해 국민 소득 증대 기여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번 활성화 방안은 ▲공모 리츠·부동산펀드에 우량 신규자산 공급 ▲투자자 및 공모 리츠·부동산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지원 ▲상품 다양화 및 사업성 강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 세제 혜택의 영향으로 리츠 IPO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간접투자에 5000만원 한도로 일정 기간 이상 공모 리츠·부동산펀드 또는 재간접 리츠·부동산펀드의 주식·수익증권에 투자해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해 세율 9%로 분리과세를 추진한다.

또 공모 리츠·부동산펀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모 리츠·부동산펀드가 투자하는 사모 리츠·부동산펀드에도 재산세 분리과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은 미미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리츠는 지난 10년간 성장세를 지속해 현재 약 230개, 약 44조원에 육박한다. 반면 상장 리츠는 5개로 시가총액 기준 약 8500억원에 불과하다. 비상장 리츠가 약 96%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상장 리츠가 발달된 미국·일본 등과 달리 국내 상장 리츠의 세제 혜택이 크지 않고 설립 인가 및 상장 조건 등이 까다로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내의 경우 공모·사모에 관계없이 기업구조조정(CR)리츠와 위탁관리(EM)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할 경우 법인세가 면제된다. 자산운용전문인력을 직접 보유하는 자기관리(IM)리츠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이 없다.

하지만 최근 부진한 주식 시장에서 상장 리츠가 부각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과 달리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가 매일 이뤄지고 주식 시장을 통해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어 폐쇄형 부동산 펀드 대비 환금금성이 높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5월 보통주 1주당 각각 시가배당률 2.0%, 2.3%를 보였다. 이리츠코크렙도 상장 이후 세 차례 배당을 진행해 각각 시가배당률 2.6%, 3.6%, 2.9%를 나타냈다.

수익률도 대부분 양호했다. 상장 리츠 5개 중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에이리츠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18일 현재 신한알파리츠는 올해 초(5600원) 대비 41.13% 증가한 7920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5200원)와 비교하면 52.31%나 오른 것이다. 이리츠코크렙은 같은 기간 4825원에서 6210원으로 28.7% 상승했고 에이리츠는 31.92% 오른 6530원이다.

게다가 하반기 건설, 금융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공모리츠 상장이 예정돼 기대감을 더했다. 당장 다음 달부터 롯데리츠가 상장을 앞두고 있고 NH농협리츠운용의 NH공모상장제1호 위탁관리 리츠와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리츠 등 대어급 리츠 상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롯데리츠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리츠 공모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앞서 홈플러스리츠는 지난 2월 국내 첫 조 단위 리츠로 관심을 받았지만 한국물 공모 리츠가 낯설었다는 점과 불안정한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 등이 발목을 잡았다. 홈플러스 리츠는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롯데리츠는 IPO 전략을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자산을 구성한 홈플러스리츠와 달리 백화점을 핵심 자산으로 설정했다. 또 공모 규모도 4200억원으로 1조원이던 홈플러스리츠보다 크게 낮췄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리츠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정부의 활성화 방안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공공자산 개발에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방식의 사업이 증가할 전망이다”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리츠 등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에 대한 대중화가 빨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거래소에 상장돼있는 리츠는 싱가폴·홍콩·일본·프랑스·미국 등 주요 국가 대비 미미한 상황이다”며 “주요 국가 상장 리츠가 확대된 출발점은 세제 혜택, 우량 공공자산 공급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이번 정책은 한국 리츠 시장 확대를 위한 의미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저성장 시대 부동산 투자는 자본이득보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런 패러다임 전환기에 공모 리츠는 중요한 투자자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