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 유휴공간 활용, 각종 브랜드 ‘팝업스토어’ 입점
공실 줄이며 단기수익 창출, 상생방안 마련…임대시장 다변화

빙그레가 선보인 '투게더 팝업스토어'. 사진=빙그레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기임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대인은 빈 상가를 방치하지 않아도 되고 임차인은 적정 수준 가격으로 단기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른바 ‘윈윈(Win-win)’전략인 셈이다.

한국감정원의 올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피스·중대형·소규모 등 상가부동산은 전분기 대비 모두 임대료가 하락, 공실률이 증가했다. 전국 평균 공실률은 오피스 12.0%, 중대형 상가 11.5%, 소규모 상가 5.5% 등이다.

시장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오피스는 0.03% 하락, 중대형 상가는 0.06%, 소규모 0.17% 등 각각 떨어졌다. 실제 계약된 임대료는 중대형 상가(2만8000원/㎡), 소규모 상가(2만400원/㎡), 오피스(1만7100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일부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서는 임차수요가 증가, 기존 공실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정부의 시장 규제, 경기 침체 및 소비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핵심 상권에서도 공실이 즐비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최소 임대차 기간 포함 갱신요구권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고 ▲임대료 상한선도 9%에서 5%로 하향조정 ▲권리금보호회수기간 역시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되며 건물주들이 임차인을 들이는 데 고민이 깊어진 것도 한몫한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위워크 사무실 전경.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불안을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단기임대’가 떠오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가부동산의 경우 짧게는 1~2주 혹은 1~2개월을 주기로 임대를 놓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핵심 상권에 일정 기간 입점했다가 사라지는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단기임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통상 팝업스토어는 백화점 등 대규모 상점 내 입점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임시 매장으로 선보이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핫플레이스’에 속속 진출하는 모습이다.

주요 상권으로의 이동이 자유롭고 단기간 이벤트성으로 선보일 수 있어 기업에서는 자사 신제품 등을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홍보할 수 있어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6월 빙그레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공원 인근에 아이스크림 ‘빙그레’를 홍보하기 위한 ‘투게더 피크닉 하우스’를 19일 동안 선보였다. 해당 팝업스토어 내부에는 셀프사진 스튜디오, 옥상 테라스 공간 등이 마련됐으며 소비자들은 무료로 투게더 제품을 맛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빙그레에 따르면 이곳 스토어에는 일 평균 약 105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누적방문객은 약 2만명에 이른다.

하이트진로 역시 5~6월 강남·홍대 등 핵심 상권에 80년대 옛 주점 느낌을 재현한 ‘두꺼비집’ 팝업스토어를 열고 ‘진로’ 소주 홍보에 나선 바 있다. 45일간 선보인 두 팝업스토어에는 총 1만26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유경제 개념과 맞물려 꾸준히 성장세를 잇고 있는 공유오피스 역시 단기임대의 일환이다. 2015년 처음 선보인 공유오피스는 오피스 수요가 몰린 종로, 광화문, 강남 등지에 자리해 공실률을 낮추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는 총 57개 업체가 190여개 공유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스타트업 및 청년창업이 늘어나면서 이들 공유오피스가 자리한 곳의 공실률은 3% 미만으로 떨어졌다.

일 단위 팝업스토어 및 무보증금 공유오피스 등 단기임대 방식도 변화를 꾀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장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자리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만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지 않겠냐”며 “특히 팝업스토어는 SNS를 주로 활용하는 20~30대가 집중되는 만큼 주변 상권을 함께 살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유오피스의 경우 최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사무실로 활용하거나 실제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수익도 올리면서 공실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아직 수요를 모두 충족할 만큼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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