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여성 CEO 이어 여성 인재 육성 앞장서
10대 증권사 중 임금 격차 가장 적어…근속연수도 최고

사진=KB증권

금융권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KB증권이 성 평등 우등생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7일 여성가족부와 ‘성별 균형 포용 성장 파트너십’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기업 내 일·생활 균형 지원 강화’, ‘성별 균형 보직 관리 및 여성 임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았다.

KB증권은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부점장급 이상 여성 리더 비율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 현재 13%인 여성 리더 비율을 내년까지 15%, 2022년에는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여성 집행 임원 선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경영진 후보 풀(Pool) 중 여성 비율을 확대하면서 여성 신입 채용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협약식에서 “금융산업은 업무 강도가 높아 일과 삶의 균형이 필요한 대표적인 업종이다”며 “수평적 조직문화와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 조성을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오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최초로 여성 CEO(최고 경영자)를 선임하는 등 유리천장 깨기에 앞장서던 KB증권이 여성 직원 포용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말 박정림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WM(자산관리)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KB금융지주의 자본시장부문장도 겸임하고 있다.

남녀 임금 격차도 주요 10개 증권사 중 KB증권이 가장 적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증권사에 다니는 여성의 평균 연봉은 남성의 61.13% 수준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의 여성 평균임금은 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남성 평균임금은 1억3800만원으로 여성은 남성의 69.56%의 임금을 받았다.

이어 대신증권이 여성 직원에게 남성의 66.32%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 KB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적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사진=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은 여성 임금 7700만원으로 남성 임금 1억5700만원의 절반(49.04%) 이하 수준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도 남성 직원의 평균 임금은 9300만원이었지만 여성 직원은 4900만원으로 절반(52.69%) 수준에 그쳤다.

KB증권은 여직원 근속연수도 14.6년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용함으로써 여성이 근무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KB증권은 복지 차원에서 ‘일·생활 균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출산 전후로 총 120일의 휴가를 제공하며 최초 90일은 유급휴가다. 임신 중인 경우에는 월 1회의 태아 검진 휴가도 부여하고 난임 휴직, 유산 휴가 등도 운영하며 기혼 여성 직원의 복지를 지원한다.

육아에 드는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금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직원이 아이를 낳으면 첫째 아이는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200만원, 넷째 이후 400만원 등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육아휴직자와 난임 휴직자가 복직하면 휴직 기간에 상당하는 금액도 지원한다. 게다가 직원 자녀 나이에 따라 보육 수당과 학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직원이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는 과정이 회사에 다니며 가능하기 때문에 여직원 근속연수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직원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직원의 경력단절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 조성을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오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어린이집 직접 설치 및 운영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KB증권은 금융투자협회 ‘푸르니어린이집’을 공동설치·운영하고 있으며 KB손해보험 합정어린이집에 임직원 자녀가 등원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직장어린이집의 단독 직접 설치 및 운영 또는 공동 직장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 등 다각적으로 내부적인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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