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전략에도 이마트 실적 반 토막…‘주식매입’ 효과 無
이커머스 ‘슥닷컴’에 사활 걸지만…“경쟁 심화에 수익개선 어려워”

사진=연합뉴스

‘유통공룡’ 신세계 이마트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며 체면을 구긴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분간 탈출구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마트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5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51.6% 급감했다. 시장 예상치인 150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6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가량 감소했다.

이마트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이마트 주력 사업부로 꼽히는 대형마트의 부진과 주요 자회사인 편의점 프랜차이즈 ‘이마트24’ 등의 적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출점 규제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고, 이마트24는 최근 5년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마트의 출구전략으로 초저가 전략을 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앞으로 유통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신세계만의 초저가 전략을 예고했다.

이에 이마트는 생활필수품 가격을 내리는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통해 반값 할인을 감행했다. 기간별로 농·수·축산식품의 가격을 40~50% 할인하거나 ‘국민식빵’ 등 초저가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발길을 잡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마트의 3월 매출액은 1조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는데 그쳤다. 초저가 전략이 실패한 셈이다.

편의점 이마트24 역시 출범 이후 적자행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2014년 이후 누적손실액은 무려 1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마트24의 영업손실은 ▲2014년 140억원 ▲2015년 262억원 ▲2016년 350억원 ▲2017년 517억원 ▲2018년 3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의 실적 부진은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월 10일 29만500원에서 올해 5월 10만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같은 달 30일에는 14만1000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이마트 종가는 14만7000원이었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이 주식을 대거 매입했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월 4일 장내 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 주(약 241억원)를 매입했다. 이마트 주식은 지난 4월 3일 17만3000원, 9일 18만1500원까지 오르다 다시 내리막에 접어들었다. 정 부회장의 주식 가치는 4740억원(4월 3일 기준)에서 한 달 사이 800억원 가량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오프라인 채널의 수요 감소와 온라인 경쟁 심화의 구조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이마트는 유통시장 변화에 따라 5년 전부터 온라인 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했지만 시장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지난 3월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를 떼내 독립법인 슥닷컴을 출범했다. 그러나 이커머스 업체 마켓컬리와 쿠팡은 이미 콜필드시스템 및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해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은 할인점 수요 이탈을 상쇄할 만큼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온라인 시장 신생 업체가 계속 등장하면서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졌다. SSG닷컴은 경쟁사와 비교해 강점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마트는 하반기에도 오프라인 마트 초저가 전략을 통해 적자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초저가 전략을 밀고나갈 예정이다. 상반기처럼 단기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판매 상품의 유통단계를 줄여 상시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라며 “이외에도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PB상품으로 소비자가 이마트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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