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노동자도 불안한 ‘일반인 공유배송’
소비자도 노동자도 불안한 ‘일반인 공유배송’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5.20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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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쿠팡플렉스’…플렉서 전용 앱 마련하기도
잠재적 위험 노출된 이용자들, “사회적 안전망 마련으로 신뢰도 높여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류 혁명에 따라 공유배송의 인기도 높아지지만 관련 제도는 여전히 부실하다. 소비자는 개인정보 유출로, 노동자는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잠재적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회적 안전망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유배송은 일반인이 자가용을 이용해 배송 업무를 수행하는 아르바이트 개념의 일자리로, 건당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신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공유배송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8월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일반인 배송파트너를 고용하는 ‘쿠팡플렉스’ 운영에 나섰다.

생소한 개념이었던 일반인 공유배송은 출시 초기의 우려와 달리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기준 쿠팡 플렉스 지원자는 하루평균 4000명으로, 쿠팡맨과 비슷한 숫자를 보였다. 누적 지원자는 약 30만명에 달한다.

업계 선두주자인 쿠팡플렉스의 이 같은 상승세에 공유배송 스타트업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출시예정인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에서도 공유배송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해당 서비스 이용자는 갈수록 높아지지만 관련 법은 아직까지도 미비한 수준이다.

쿠팡플렉스는 그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배송지를 공유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주소·전화번호·공동현관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쿠팡플렉스’라는 이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셈이다.

해당 시스템에 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쿠팡은 쿠팡플렉서 전용 어플리케이션 내 메신저 기능을 추가했다. 운영캠프와 플렉서 간 1:1 메시지를 통해 배송지를 전달하고, 배송이 완료되면 해당 정보는 사라진다.

그러나 전문가는 일반인에게 노출되는 개인정보를 소비자가 모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개선돼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유배송은 기업입장에서 굉장히 편리한 서비스다. 그러나 물건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은 본인 물건이 일반인 배송자들에 의해 배송되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다.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비자가 먼저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특정 업체를 믿고 물건을 주문했는데, 일반인이 배송에 나설 경우 유출되는 개인정보를 책임질 사람이 없다. 결국 부정적 문제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며 “공유경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고 강조했다.

불안하기는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공유배송 노동자는 플랫폼 사업자와 건 단위 계약을 맺어 최저임금이나 고용보장, 실업보험 등의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한다.

한 쿠팡플렉서에 따르면 택배 하나를 배달했을 경우 1000원 안팎의 비용을 받지만, 가격은 매일 달라진다. 수수료 외 유류비와 차량 적재 등에 드는 비용은 모두 플렉서 부담이다.

그는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지만 매일 가격이 달라져 어떤 때는 10개 이상을 배달해도 최저임금에 못미친다”며 “특히 택배 배송 도중 사고가 나더라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 돈도 적은데다 사실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이 불안해 지금은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쿠팡 관계자는 “현재까지 쿠팡플렉서들이 큰 사고가 났다는 집계는 없다. 위탁계약으로 운영하고 있어 보험 등에 가입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플렉스는 건당 계약을 맺어 최저임금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때문에 시급 환산이 어렵다”며 “특히 건당 배송 가격은 정해져 있지 않아 평균가를 내기가 어렵다. 수요에 따라 다르게 매일 책정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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