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統썰] 산불피해 고성, DMZ둘레길 ‘손님맞이’ 신중 기해야
[미니의 統썰] 산불피해 고성, DMZ둘레길 ‘손님맞이’ 신중 기해야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4.09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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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채 주택 소실·이재민 600여명…2차 피해 우려도
4월27일 개방예정,“재난상태 고려해 신중한 검토 필요”
사진=연합뉴스

강원 산불로 인한 주민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이번 달 27일 강원도 고성 지역 비무장지대(DMZ) ‘평화둘레길’의 개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사흘 만에 250ha(250만㎡) 피해면적을 남긴 채 진화됐다.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고성엔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됐고 주민 수천명은 화마를 피해 대피소로 대피했다.

이 같은 재난 상황에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던 고성지역은 패닉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이번달 11일부터 고성 DMZ평화둘레길 관광 신청이 예정돼 있지만 해당지역이 재난상태인 만큼 관광개방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모습이다.

DMZ평화둘레길 관광사업은 정부가 ‘금단의 땅’으로 불린 DMZ를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말한다. 대상 지역은 고성과 철원, 파주 등 3개 지역이며 이번 달 말부터 DMZ남방한계선까지만 방문하는 강원도 고성 코스길을 시범 운영한다. 

비무장지대(DMZ)는 국제 조약이나 협약으로 군대 주둔이나 무기 배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완충지대다. 6.25 전쟁을 끝내며 설정된 이곳은 서해안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 강원도 고성까지 총길이 248km이른다. 군사 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 폭 4km 정도의 긴 띠 모양을 이루고 있다. 

DMZ평화둘레길 첫 문을 여는 고성군 평화둘레길은 외부코스 관광으로 꾸려졌다. 둘레길 관광객은 도보 2.7km의 구간으로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지나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게 된다. 정부는 도보 코스 1일 2회 각 20명과 차량코스 1일 2회 각 80명 등 하루 총 200명이 오갈 수 있도록 주 6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정망대를 오가는 코스는 그간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돼 관광이 불가능했었다. 휴전 이후 들어갈 수 없었던 지대를 개방한다는 점에서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기대가 컸었다. 

예정된 둘레길 개방일은 4월 27일로,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담고 있다. 다만 이번 고성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고통이 큰 만큼 DMZ둘레길 개방이 시의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고성 주민들은 산불 사흘 만에 삶의 터전을 잃고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산불로 300채에 가까운 주택이 불에 탔고, 파악된 이재민은 653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임시 주거시설에 흩어져 머무르고 있다. 

산림전문가들은 2차 피해를 고려해 DMZ개방의 신중을 기할 것을 강조한다. 산불 피해지역은 작은 비에도 치명적인 토사 유출과 홍수재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잿더미나 바람이나 빗물에 쓸려 바다로 유입될 경우 해양오염의 우려도 높다.

한백문화재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2000년 초반대 이미 DMZ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오갔었다. 일부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었지만 주변 상황이 예측하기 어렵게 변화되면서 대부분 실행이 불가능해졌다”며 “유적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 진정성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 및 실행단계의 세밀함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땅속이나 낙엽 아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뒷불을 감시하고 있다. 정부는 북측으로 산불이 번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5일 북측과 산불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DMZ둘레길 지대는 고성 산불 발생지역보다 좀 더 북쪽에 위치해 안보견학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문객 안전을 위한 유엔군사령부와의 협의는 최종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다.

유엔사는 5일 “유엔사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민간 관광객의 안전”이라며 “최종 승인에 앞서 적절한 안전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방부 및 합참과 매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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