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콘셉트 이용한 카페, SNS 인기 넘어 소비자 눈총
“구조적 안전성·쾌적한 환경 제공해야”

사진=김민희 기자

최근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일부 카페가 위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명 ‘공장카페’라 불리는 이곳은 낙후된 지역의 폐공장이나 창고 등을 활용해 카페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로 떠오른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공장형) 공법’과 도시재생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인기를 얻었다. 철제 프레임과 콘크리트·벽돌·파이프 등을 카페 내부에 그대로 노출해 거칠고 투박한 분위기로 꾸며져, 공장운영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은 옛날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는 점과 평소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콘셉트를 구경할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카페들이 인더스트리얼 공법을 앞세워 천장과 바닥, 내벽 등 마감처리를 하지 않은 채로 운영하면서 발생했다. 금이 간 시멘트벽에서 날리는 먼지와 곳곳에 핀 곰팡이로 인해 위생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높아진 것이다.

최근 해당 콘셉트의 카페를 방문했던 A 씨는 “처음에는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가 신기해 멀리서 찾아가곤 했다. 그러나 시멘트 벽면에 살짝만 스쳐도 가루가 날려 불편했다”며 “외투에 묻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음식에 떨어지는 가루는 관리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매장에서 판매 중인 빵들은 덮개조차 없이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콘셉트로 운영하는 것과 내부 마감처리가 덜 끝난 건 다르지 않냐”며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것이지, 실제 공사 현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게 아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이용자 B 씨는 “카페 천장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먼지를 비롯해 곰팡이 포자가 떠다닐 것 같아 음식을 먹는 내내 불안했다”며 “허물어야 할 공장을 멋이랍시고 그냥 방치하는 게 아니냐.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니만큼 위생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상 카페 내부에 노출되는 콘크리트는 전용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벽에 기대거나 스치더라도 묻어나오는 이물질이 없다. 마감처리를 거치지 않은 시멘트나 벽돌을 그대로 방치해 운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 셈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공장형’은 카페 콘셉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는 벽과 바닥에 에폭시 작업을 거쳐 마감처리를 하기때문에 인테리어에 신경 쓰다보면 수억 쏟아붓는 건 시간문제다”며 “하지만 최근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충 시멘트만 바르거나 벽돌을 가져다 놓고 운영하는 곳이 많이 생겨나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불쾌하다”고 말했다.

특히 옛날 폐공장이나 창고 등은 용도변경 허가만 받으면 커피숍이나 음식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을 재사용 한다는 점에서 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이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대 한 건축학과 교수는 트렌드를 좇는 것도 좋지만 구조적인 안전과 위생이 반드시 보증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건축의 여러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적 안전성과 위생상 문제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며 “시멘트 가루나 곰팡이 등 위생적 문제가 있음에도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해당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본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트렌드가 최근 유행하고 있다. 인테리어 마감이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 불편을 유발하는 건물을 짓는 것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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