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만’ 살 수 있는 공유주택, 코오롱의 신개념 강남 마천루 ‘트리하우스’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공유주택, 코오롱의 신개념 강남 마천루 ‘트리하우스’
  • 배수람 기자
  • 승인 2019.03.06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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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업형 임대주택, 공용공간 특화한 맞춤형 복합 주거공간
1~2인 가구 겨냥 호화 ‘코리빙(Co-living)’…청년들 “그림의 떡”
커먼라이프 역삼 트리하우스. 사진=배수람 기자

코오롱그룹이 땅값 비싼 서울 강남 일원에 신개념 공유주택(쉐어하우스)을 오픈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용공간을 특화한 맞춤형 복합 주거공간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는 취지와 달리 높은 임대료, 협소한 개인 공간으로 실제 청년들에게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유주택은 한 집에 여러 명이 함께 거주하며 욕실, 주방 등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주거형태로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대여해 쓰는 공유경제 개념에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코리빙(Co-living)으로 개념이 확장돼 쓰이고 있다.

코오롱 역시 이 같은 주거문화 변화에 맞춰 코리빙 하우스를 선보였다. 코오롱의 종합건설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은 자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을 통해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프리미엄 공유주택 ‘커먼라이프 역삼 트리하우스’를 오픈했다.

이곳 트리하우스는 공용공간을 비롯해 전용 16~36㎡ 규모 72실 주거공간으로 구성됐다. 지상 1~2층은 입주자들을 위한 공용공간으로, 지상 3~8층은 1~2인 가구의 니즈를 고려한 총 6가지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주거공간으로 꾸며졌다.

공용공간에는 ▲100여평 규모 라운지 ▲공유 서재 ▲코워킹 플레이스 ▲시네마룸 ▲루프탑 테라스 ▲커먼 키친 ▲세대별 저장창고 ▲반려동물 샤워장 등이 마련됐다. 이밖에 ▲토요일 조식 서비스 ▲침구·세대 청소서비스 ▲카쉐어링 ▲딜리버리 밀(Meal) 서비스 ▲클래스 등도 제공된다.

입주자들은 공용공간에서 업무 및 휴식, 파티를 즐길 수 있다. 개인 취미 활동은 물론 다수 입주자와 커뮤니티를 꾸려 공동으로 문화생활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기존 원룸 및 오피스텔과 달리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한 달 단위로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다. 월 임대료는 호실별로 다소간 차이를 보이는데 119만~최고 159만원 수준이며 임대보증금은 월 임대료의 2배 정도다. 다만 6개월 미만 거주할 경우에는 월 임대료에 추가로 15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작년 12월 입주를 시작해 올 1월 기준 약 40% 이상이 입주한 상태다. 입주자들은 20~40대 초반 프리랜서부터 스타트업 종사자, 개인 사업가, 전문직 종사자, 외국인 등 다양하다.

역삼동 일원 부동산 관계자는 “(트리하우스는) 결혼 여부나 나이, 직업 등을 사전인터뷰를 통해 파악하고 입주자를 선별해서 받는다고 들었다”며 “사생활이 보장되면서 입주자 간 네트워크가 활발하다는 점 때문인지 관련 서비스를 선호하는 청년들이 문의를 종종 해오긴 한다”고 설명했다.

트리하우스 내부 전경. 사진=트리하우스 홈페이지
트리하우스 내부 전경. 사진=트리하우스 홈페이지

이어 “강남인걸 감안해도 월 임대료가 저렴하지는 않다”며 “지금의 20~30대 사회초년생이 일반적으로 입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은 맞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트리하우스는 기존 원룸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이 고정적으로 있는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30대 후반들이나 들어갈 법한 곳이다”며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함께 거주하면서 인맥도 넓히고 견문도 쌓도록 코오롱에서 조성한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퀄리티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입주를 희망한다고 다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트리하우스를 접해본 청년들 역시 고개를 저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임대료가 비싸 엄두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독립을 앞둔 A(27)씨는 “아무래도 쉐어하우스니까 기존 원룸이나 고시원보다는 안전할 것 같지만 집이라기보다 공유 오피스, 커뮤니티 시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며 “삭막한 이웃이 아니라 어울려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한두 번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자주 이용하지 않으면 임대료가 너무 아까우니 괜히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B(31)씨는 “업무부터 주거까지 트리하우스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본다. 다만 또래 친구들 중에 그렇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은 제한적이다”며 “ “10개월을 살면 월 임대료만 1000만원이 넘는다. 그 정도 여력이 된다면 차라리 쾌적한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취미 활동을 따로 하겠다. 일반 청년들이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운 그림의 떡이다”고 털어놨다.

트리하우스 관계자에 따르면 임대료가 100만원대로 책정된 데는 100여평의 커뮤니티 공간과 기본적으로 입주자들에게 제공되는 주거 서비스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원에 자리를 잡은 것도 한몫했다.

트리하우스 관계자는 “보통 청년들이 거주하는 곳은 6평 남짓 방 한 칸에 불과하지만 (트리하우스는) 100평 남짓 공용공간까지 내 집처럼 이용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일대 오피스텔 등과 비교하면 임대료가 비싼 건 맞지만 보증금이 낮고 입주자들에게 제공되는 조식 서비스, 침구류 등 청소서비스, 강연 및 클래스 등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 입주자들은 만족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코오롱하우스비전은 역삼 트리하우스를 시작으로 올해 2호 공유주택도 유치할 계획이다. 2호 사업지는 신도림으로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0년 하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코오롱하우스비전 관계자는 “이제 집이 소유가 아닌 주거 중심으로 개념이 옮겨가고 있다. 지금의 주택문화는 보증금이 있고 연 단위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집을 마음대로 뺄 수 없는 환경이다”며 “트리하우스 같은 주거공유사업을 하는 건 젊은 세대들에게 주거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입주자 간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료는 지역마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서 책정될 수 있는 부분이고 공용공간이 많다 보니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선별하는 것이다”며 “강남구 역삼이라는 지역 특성상 브랜드 전략을 그렇게 가지고 간 것이지 고정된 것은 아니며 향후 지역별로 콘셉트를 다양하게 가지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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