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시입출식 예금 증가 폭은 줄고 정기예금은 크게 늘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617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9000억원 증가했다. 연간 증가 폭은 7조10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시입출식 예금 증가 폭은 2015년 92조원까지 확대했다가 2016년 60조2000억원, 2017년 34조원에서 점차 쪼그라드는 추세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고객이 원하는 때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해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띤다. 다만 다른 예금과 비교해 금리가 낮다.
금리가 낮을 때에는 수시입출식 예금에 상대적으로 돈이 몰린다. 다른 예금 상품 금리가 낮아지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는 대기 자금이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7년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인상했고 작년 11월에도 0.25%p 인상한 여파로 시중금리가 뛰면서 수시입출식 예금의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수시입출식 예금과 달리 정기예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84%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작년 말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4000억원으로 72조2000억원 가량 늘었다. 증가 폭으로는 2010년(+95조7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정기예금 증가 폭이 수시예금을 웃돈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 통화량이 결국 어느 바구니에 담겼느냐의 문제다”며 “정기예금이 늘면 수시입출식 예금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예금 금리가 상승하다 보니 수익률이 높아진 정기예금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