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관기관·CEO 입 모아 혁신·디지털 강조
무술년 이어 기해년까지 방향 일치…불황 극복 ‘집중’

사진=연합뉴스

증권업 수장들이 기해년 신년사를 통해 혁신과 디지털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침체에 빠진 시장을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부분의 증권 CEO는 올해 업계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올해 투자은행(IB)업계는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분쟁 이슈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의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른 정일문 대표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및 브렉시트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 주요 기업들의 이익 감소,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 등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들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불황을 극복하려는 돌파구로 ‘혁신’과 ‘디지털화’를 공통으로 선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혁신·디지털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초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 등 대형사와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 등 중소형사는 신년사를 통해 이를 한 해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지털을 활용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인적 역량이 주가 됐던 기존 방식에 디지털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며 “아직은 주식거래 위주의 플랫폼에 치중돼 있지만 자산관리 영업이나 기업금융, 트레이딩에서 지원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을 접목하고 활용해 증권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IB와 트레이딩 직원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데이터 기법을 도입하고 WM(자산관리) 직원이 시장예측 기법을 활용하는 등 많은 사례가 나온 것을 바탕으로 사모 채권 중계플랫폼을 통한 IB-WM 융합비즈니스 활성화 같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제도 구축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새로 증권사 수장 자리에 오른 대표들도 디지털화와 혁신을 언급했다.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돼 눈길을 끈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는 “2019년은 합병 3년 차를 맞는 중요한 해로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각오와 진심 진력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올해는 시장지배력 강화를 통한 수익 기반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핵심 Biz의 시장 지배력 강화 ▲신규 Biz의 전략적 육성 ▲경영관리 효율화 및 디지털 혁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해서는 “디지털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무기다”며 “디지털 혁신본부는 디지털화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의 축적·활용과 관련해 전사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실질적 Biz 활용이 가능하도록 빠르게 업무를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중점 추진 사항 중 하나로 ‘디지털금융 경쟁력 제고 및 업무혁신 문화 정착’을 꼽았다.

또 디지털 금융에 기반한 혁신적 지원 체계 정립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생존 수단이며 현장 중심의 체계적인 영업·업무지원을 위해 전사 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겠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증권사 CEO들에 이어 증권 유관기관장들도 혁신과 디지털을 올해의 우선 과제로 내놨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올해 금투산업의 과제로 혁신성장 촉진 및 일자리 창출, 금투회사 경쟁력 증대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혁신과제 목적 달성을 꼽았다.

국가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 자본시장 선진화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조세 중립성, 형평성, 국제적 정합성이라는 조세 기본원칙에 부합하게 자본시장 과세 체계가 종합적으로 검토돼 개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설명이다.

권 회장은 “금융투자회사와 함께 금투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증대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며 “기존 ‘금융투자산업 100대 과제’의 버전 2로 재편성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더욱 확대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한편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 디지털 혁신 추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디지털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도 올해 경영목표를 ‘전자증권 제도의 성공적 시행을 통한 자본시장 혁신’으로 선언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전자증권시스템 구축, 운영 ▲전산센터 재구축 사업 및 혁신기술 업무 적용 추진 ▲글로벌 자본시장 비즈니스 강화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 좋은 일자리 창출 집중 ▲부산 금융산업 역량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 ▲고객 만족경영 강화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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