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임영진·하나 정수진·롯데 김창권 대표, 내년 3월 임기 만료
카드업계 외부 환경 좋지 않아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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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율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대출 규제 등으로 카드사들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연임 여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CEO들의 최우선 과제는 위기 극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가 각각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 사장은 취임 후 지난해 9월 출시했던 딥드림카드가 현재 누적 발급 200만장을 넘어설 정도로 흥행했고 기존 모바일 플랫폼 ‘신한FAN’을 한 단계 진화시킨 ‘신한Pay FAN’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와 함께 업계에서는 신한카드의 경우 보통 CEO 임기가 2년 후 1년 연임인 경우가 많아 임 사장이 계속해서 신한카드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재수사 중인 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 사건’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재판 결과가 변수로 작용하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임 사장 거취 역시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은 2008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에 현금 3억원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부진한 실적도 한몫한다. 임 사장도 연이은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인한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카드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 감소한 수치로 은행계열 카드사 중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정 사장은 2016년 취임한 뒤 매년 임기를 연장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가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서도 2016년 10월 출시된 원큐(1Q) 시리즈가 최근 500만장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등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정 사장 취임 전인 2015년 101억원에 불과했지만 정 사장 취임 이후 2016년에 755억원, 2017년에는 1063억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이익을 크게 늘려왔다.

올해 실적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80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좋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현황을 잘 알고 있는 현직 CEO가 연임을 하는 것이 더 나을 뿐 아니라 그간의 성과로 인해 정 사장의 연임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세대교체를 꾀할 수 있다는 점과 정 사장이 4연임이라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부 매각을 공식화한 롯데카드의 김 사장은 상대적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직 내 동요를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김 사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다소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지만 M&A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한 데 따라 2년 이내에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무리 작업으로 롯데카드를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카드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유노 현대카드 신임 사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카드는 지난 12일 현대자동차그룹 사장단 정기인사 결과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의 황유노 코퍼레이션 센터 부문장 부사장이 같은 회사 사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에서 2008년부터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이사, 2011년부턴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을 맡은 뒤 2017년 6월에 코퍼레이트센터 부문장 부사장에 오른 바 있다.

이 밖에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문환 비씨카드 사장 등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CE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최종 인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연임을 선택하는 카드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 조사 결과 2009년 6월 말 이후 약 10년간 퇴임한 주요 금융사 44곳의 대표이사(은행장 포함) 81명의 재임 기간을 분석한 결과 금융사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3.4년이었고 전업 카드사 7곳, CEO 14명의 재임 기간은 평균 2.5년으로 금융사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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