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규제·영업시간 제한 없어…‘승승장구’ 롯데마트
오토바이 배송서비스·PB상품 등 현지화 전략 먹혀들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이 4일 베트남 정부청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남아시아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일찍이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그룹이 1억명의 소비심리를 사로잡아 ‘글로벌 롯데’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로 출장을 떠나며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베트남은 인구 1억명을 자랑하는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동남아의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롯데는 이곳 시장을 마중물 삼아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사업 철수,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 등을 극복할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베트남에서는 외국기업의 도·소매 유통 전면자유화가 이뤄졌다. 출점규제와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진 셈이다. 또한 의무휴업·신규출점제한 등 각종 규제로 성장세가 둔화한 한국 유통업계와 달리 베트남은 GDP 70%를 내수 소비가 차지할 정도로 내수비중도 높다.

롯데는 1990년대부터 유통·관광 등 주요 계열사들을 잇달아 진출시키며 베트남 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쇼핑몰·호텔·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단지 ▲에코스마트시티(호치민) ▲롯데몰 하노이(하노이)는 연내 착공 예정이다.

2014년 오픈한 초고층 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는 개점 2년 만에 매출액 1조600억원을 달성했다. 그룹 전체 해외 매출액 중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2008년 남사이공점을 기점으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딛은 롯데마트는 현재 호치민, 다낭 등에 13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내 매출이 가장 높은 지점은 1호점인 남사이공점이며 다낭점, 하노이센터점이 그 뒤를 이었다.

롯데마트 베트남 3분기 매출액은 740억원, 영업이익이 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6%, 38.1%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전체 매출액은 2120억원으로 사업 진출 초기인 2011년(62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다낭 지역은 대형마트가 없어 롯데마트의 인기가 높다. 배송서비스는 호텔도 가능해 현지인들은 물론 다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즐겨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의 매출 신장은 오토바이와 승차공유기업 ‘그랩’을 활용한 현지 배송서비스가 한몫했다. 지난 9월 베트남 내 대형마트 중 최초로 배송서비스를 도입해 모바일 주문 및 배송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배송서비스를 이용한 1인당 평균 주문금액은 약 4만700원으로 오프라인 점포(약 2만200원)의 두 배에 달한다.

모바일 주문 이용 고객 67%는 롯데마트를 다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판매를 시작한 지난 4월 대비 매출액은 4배(330.2%)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PB상품 역시 롯데마트의 이 같은 흥행을 부추겼다. 일명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생필품 휴지, 물티슈, 세제 등이 각 분야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PB상품 매출은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2015년 2.1%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이 급성장한 셈이다.

롯데마트는 향후 2년간 베트남 내 70여개의 점포를 추가로 출점한다. 베트남 정부 정책과 현지 소비심리에 부합하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의 전자결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현재 제공 중인 모바일 주문 및 배송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대형점포 형태가 아닌 중형크기 점포와 소형점포 등 출점도 고려 중이다”며 “항공사와 연계한 배송서비스 고객 프로모션과 관광객을 위한 별도 서비스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