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 경제 여건·국내경제 성장세 양호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향후 추가 조정 여부 판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30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에서 1.75%로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0일 0.25%p 올린 이후 1년 만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대외적인 경제 여건이 양호하고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3분기 중 세계 경제 성장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지속됐지만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국내경제는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지만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2% 수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 내외 수준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 중반 수준을 나타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당분간 목표 수준 내외를 보이다 다소 낮아져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가 이번 달 들어 다소 축소됐다는 평가다. 주가는 주요국 주가 하락,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 등에 따라 상당폭 하락 후 반등했고 장기시장금리는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10월 들어 증가 규모가 확대됐고 주택가격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해석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계획이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도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79명이 금리인상을 예측했다. 금리동결을 예상한 응답자는 21명이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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