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채널, 오프라인→온라인 중심으로 이동
전문가들, 해외진출 적극 모색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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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조원 규모의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수익 모델 다변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여신금융협회 등 관련 기관과 카드수수료 최종 원가 산정 결과 발표를 위한 막판 작업을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늦어도 이달 안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3분기 실적도 신통치 않다. 각 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하나·우리·롯데카드 등 8개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40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4223억원과 비교해 4.0%(170억원)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수수료 인하와 실적 부진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면서 “기존의 수익모델로는 성장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등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롯데카드는 앞서 9일 베트남 종합유선방송사인 ‘브이티브이 케이블(Vietnam Television Cable, 이하 VTV Cab)’과 전략적 업무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VTV Cab은 베트남 최대 국영 방송사인 ‘브이티브이(Vietnam Television, VTV)’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롯데카드는 이번 MOU를 통해 VTV Cab이 보유한 450만명의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소비자대출과 신용카드 영업, 제휴카드 개발, 수신료 할부금융 서비스 등의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도 최근 캄보디아 법인(KB대한특수은행)에 투자를 늘리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인수대금을 포함해 캄보디아 법인에 210억원을 출자했으며 지난 9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의 급성장에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률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 분당 사옥. 사진=연합뉴스

BC카드는 국제결제표준 규격을 맞춘 QR결제 서비스를 선보였고 새 QR코드 서비스는 비자, 마스터 등 글로벌 브랜드사와의 호환이 가능해 해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신한카드도 ‘저스터치’ 이용 고객들에게 마이신한포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저스터치는 국내 7개 카드사(신한, 롯데, 하나, 현대, BC, KB국민, NH농협)의 공동 모바일 NFC 결제규격이다.

이 밖에도 각기 다른 간편결제서비스를 통합시키기 위해 금융감독원 주도로 통합QR코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지급결제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또 카드사들은 모집인을 통한 카드발급을 줄이는 반면 온라인, 모바일 등 비대면 모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올해만 총 10개의 온라인 전용카드를 출시했다. 지난 6월 출시된 ‘KB국민 올포인트 카드’는 온라인 전용카드임에도 10만좌 이상이 발급되기도 했다. 우리카드의 ‘우리카드의정석’, 하나카드(6개)와 롯데카드(3종) 등도 비대면 전용카드를 내세워 온라인·모바일 영업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대면 카드 발급 시장보다 비대면 발급이 시장성이 높고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도 있어 비대면 발급 비중을 넓혀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가맹점수수료와 최고금리 상한 인하, 중금리대출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들이 미래 수익원 창출을 위해 성장 잠재력 높은 해외진출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시아 쏠림 현상은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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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5일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협회 대강의실에서 ‘여전사의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국내 여전사의 해외진출 쏠림 현상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폴란드 진출 모색의 필요성에 대해 조언했다.

서 교수는 “2017년말 기준 국내 여전사의 총 진출 점포 37개 중 29개(78.4%)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해있다”면서 “이 같은 아시아 쏠림 현상은 제 살 깎아 먹기식 출혈경쟁으로 수익 창출이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에는 경제와 내수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폴란드 진출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폴란드 지급결제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은 충분하며 지하경제 타파를 위한 폴란드 정부의 디지털 금융거래 지원책으로 디지털 거래의 활성화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 교수를 비롯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래 수익원 창출을 위해 폴란드, 말레이시아, 몽골 등 금융시장과 진출 전략을 소개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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